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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사설] 자퇴를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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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를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글쓴이 : 김동주

 

필자가 3년여간 자퇴하고 제도권 밖 청소년으로 살다 보니, 다른 말로 학교밖 청소년으로 살다 보니까 , 좋고 나쁨이 분명하게 갈린다. 우선 좋은건 청소년들이 그리도 가기 싫은 학교를 안 간다는 것, 그리고 나쁜건 사람이 나태해 지고, 게을러지고, 주변 사람들의 만남이 적어지고, 만남이 적어짐에 따라 내 자신이 위축된다는 것 정도 생각해 볼수 있겠다. 적다 보니 나쁜 것이 더 많은데, 이 글을 보는 일부 청소년들은 필자에게 자퇴하면 자기 계획 등을 세우고 더 자유롭게 활동할수 있지 않나요? 라고 질문할수 있겠다. 또한 이것저것 필자에게 불만을 말하겠는데...

 

좋은건 1년이고, 2년은 지겹고 부모님도 지친다.

 

필자가 타이틀에 적은 것 처럼, 좋은건 한 1년 정도 간다. 처음엔 좋다. 그놈의 짜증나는 학교 생활을 더 안해도 되기 때문이다. 내 원하는 일도 내 계획에 따라 지낼수 있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은 맨날 집에서만 지낼 수는 없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야 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라는 곳은 그 본성을 잘 다룰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르쳐 주는 예비 사회인을 육성하는 곳이다. 그런 곳을 거부하고 집에서 지내는 것, 그냥 나는 패배자로 살래요. 라고 선언한 꼴과 같다.

필자가 패배자라고 해서 청소년들이 다소 기분이 나쁠 수 있는데, 패배자라고 한 이유는 다른게 아니고, 다른 또래들은 학교에서 적응하며 사는데, 나만 힘들다고 자퇴한 것을 패배자라고 한 것이다.

학교를 입시 중심 교육으로만 생각한다면 정말 오산이다. 학교는 대학을 위한 곳이 아니다.  

물론, 공부도 하겠고 대학 진학도 목표로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또래들이 함께 있어 그곳에서 미리 사회에서 지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다. 그런 걸 모두 포기하고 자퇴라는 길을 선택해서 나홀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앞으로 살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세상은 나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자퇴를 한다면...


​자퇴한 청소년은 편할지도 모르겠고, 처음엔 부모님도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한 분은 직장가시고 다른 한분은 집에 있는 경우, 아이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챙겨주는 입장에서 한 3년 간다고 생각해 보자. 분명한 건 아이와 부모 둘다 지친다.

물론,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혼자 공부는 잘 되지가 않는다. 인강을 듣는다거나, 학원에 간다. 

그런데 말이다. 인강, 학원, 학교 분명한 차이점은 있다. 인강, 학원은 돈을 주고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비싸다. 

그리고 학교는 상당히 싸다. 

배움의 양도 인강이나 학원보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무엇보다 또래들이 있으며, 선생님들에게 공부외에도 다른 분야로도 질문하고 배울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수 있다.  그런데 인강, 학원은 자신의 또래가 있을 수도 없을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무엇보다 돈을 주고 배우기 때문에.. 교육은 한정적일수밖에 없다. 학교처럼 강사들이 교육하지 않는다. 정해진 틀에서 수학이면 수학, 과학이면 과학 이렇게 가르치며, 질문이나 배움도 정해진 틀에서 가르친다. 따라서 생각할 수 있는 틀이라는 것이 좁아 질 수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 내게 꼭 맞는 거라는 건 없다. 학교는 평균적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맞을 것 같은 교육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매년 교육과정이 바뀌는 이유도 매년 입학하는 학생들, 학년이 진급되는 아이들의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개정하고 교육하고자 노력한다. 

내게 맞지 않는 다고, 학교에서는 공부하는 건 힘들다는 이유 등으로 자퇴한다면 다소 이기적이지 않을까? 그 아이만을 위해 교육과정을 바꿀수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누구나 그렇다, 나라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지루하고 힘든건 아니다. 하지만, 그 환경속에서도 적응하여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자퇴라는 것, 필자는 그렇다. 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패배자들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글은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며,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자신의 꿈이 너무나도 확고하여 일찍이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도 있다.

다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 나이때는 그 나이때의 아이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내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도 한다. 또한, 그 나이때에 궁금한 걸 알려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런데 그 나이때에 궁금한 건 반드시 있다. 없다는 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 나이대에 궁금한걸 다 풀수 있기 때문에 나처럼 궁금한게 없다. 즉, 외톨이가 된다는 말이다.

사람의 결심은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 굳게 결심한걸 이길려고 하는 건 헛고생이다. 아무리 부모일지라도 아이의 결심을 이길수 없다. 때로는 부모가 매를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꺾지 않는다면, 부모는 결국 백기를 든다.


이 글은 자퇴를 반대하는 글도, 그렇다고 찬성하는 글도 아니다. 여러분들중 자퇴를 결심한 친구들을 위해 몇가지 예시를 든 것이다. 만일 자퇴를 하려고 한다면 한번만 생각하지 말고, 두세번 아니 네다섯번 더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걸 잊지 마라. 지금 생각이 미래에도 영원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 옳은지 의문스럽다면, 어렵더라도 부모나 선생님, 상담사 등에게 요청해 자문을 구해보길 바란다.


학교라는 곳이 비록 신뢰를 잃었다고 하지만 아직 학교의 본질은 잃지 않았다.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보호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신뢰를 잃게 된 것은 부모의 교육열이 높아짐에 따라 사교육이 활성화 되고 그러다 보니 사교육을 안하는 학생들은 없고 학교는 이를 대응하다 보니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변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교육실정이 입시 교육으로 바뀌고, 그러다 보니 결국은 우리의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가 되돌려 받는 것이 아닐까?

 

[이 게시물은 마루밑다락방님에 의해 2016-10-05 11:29:35 동주의 미지한 세계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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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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