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컨텐츠 정보
- 4,880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이 게시물은 마루밑다락방님에 의해 2015-08-02 11:05:32 역사와 문학에서 이동 됨]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