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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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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이 게시물은 마루밑다락방님에 의해 2015-08-02 11:05:32 역사와 문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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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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