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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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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로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은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나에게 가고 있다.


[이 게시물은 마루밑다락방님에 의해 2015-08-02 11:05:32 역사와 문학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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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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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아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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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좋네... 가슴 저리고..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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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 가슴도 저려오고... 화자의 그리움이 확 느껴지는듯한 느낌의 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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