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 고전문학

본문 바로가기

고전문학

[진화심리학] 깨달음

본문

깨달음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하고 궁리하다 알게 되는 것이다.

뭘 생각하고 궁리할까?

당연히 궁금한 것일 게다.

모르는 것이 궁금할 것이고...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던 것 즉 오해하고 있던 것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게 되었을 때도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알고는 있었으나 알고 있는 사실이 모순되어 갈피를 못잡고 있었는데, 이 모순이 해결되거나 통합될 때 깨달음을 얻는다.

모르는 것을 알거나 오해를 바로잡거나 하는 것은 늘상 일어나는 일이고 사실 쉽다.

스스로 잘 안되면 배워도 되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깨달음을 얻는다기 보다는, 그냥 지식을 쌓거나 배운다로 표현하고 깨달음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제대로 깨달음 대접을 받는 것은 모순의 해결 또는 통합인데..

요건 좀 만만치가 않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큰 모순은 삶, 그 자체일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는다.

이 사실을 아는 생명체 즉 죽음을 이해하는 생명체는 아마도 인간이 유일할 것이다...아닌가?

아무튼 사람은 죽음을 이해하는 동물이다.

그런데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살려고 발버둥을 친다.

결국 죽을텐데 사는 것... 이게 진정한 모순이다.

이 모순은 인류가 죽음을 이해한 이후로 계속 인간을 괴롭혀온 모순일 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인류의 4대 성인을 비롯하여 자타 공인 현자, 지자, 술사, 사기꾼, 도둑놈, 장삼이사... 모두 달려들었으나 해결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

인류가 모두 공감하는 통합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심산 유곡에서 심신을 갈고 닦거나, 금식, 금욕,자학.,... 온갖 자신을 괴롭히는 기기묘묘한 방법을 사용해, 자기가 보기엔 도 닦는 짓, 남들이 보기엔 뻘짓을 하는 사람들이 바글 바글하다...

아무튼 이 모순의 해결이 진정한 깨달음일 것이나 이게 만만치 않으므로 , 이러한 거창한 깨달음은 그걸로 밥 빌어 먹는 사람들에게 맡기고...근데 얘들이 밥값을 잘 못해서 문제이다.

이러한 거창한 주제에 의한 깨달음은 제껴 놓는다하더라도 삶에서 만나게 되고 해결해야 할 모순은 많고도 많다.

 

인류가 진화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었던 모순은 무엇이었을까?

일단은 먹고 사는 문제였을 것이다.

남의 살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조건 자체가 문제이고 모순이었다.

인간이 식량으로 삼은 동,식물들도 지들 삶이 소중한데 인간에게 순순히 제 살을 내어줄 리 없다.

고맙게도 곱게 내어준  것들도 있었겠지만  걔들은 아마도 얼마못가 멸종해버렸을 것이다.

인간들만 먹었을 리 없지 않은가?

결국 남아있는 것들은 나름 갈고 닦은 비장의 무기로 자기 삶을 지킬줄 아는 생존의 고수들이라는 소리이다.

얘네들 재주를 감탄만 하다가는 굶어 죽을 것이고 먹자니 만만한 놈은 없고... 이게 모순이 아니면 뭐가 모순이겠는가?

이 모순을 해결한 이들은 누구였을까?

고대의 깨달은 현인도 아니었고 신의 아들도 아니었다.

돌연변이가 불러온 진화, 이것이 진정한 해결사였다.

직립, 불의 사용, 뇌의 발달, 언어의 사용, 도구의 사용, 집단 및 사회생활....이런 인간의 특질들이 모순을 해결한 해결사들이다.

이런 것들을 활용하여 먹이 획득, 저장, 운반, 흡수를 쉽게하여 생존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모순의 진정한 해결, 통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인간의 무기를 보다 강력하게 해서 경쟁의 우위를 차지하게 한 것은 틀림 없으나 여전히 먹고 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식량들도 공진화라는 것을 한다.

모순은 경쟁이 아닌 통합을 요하는 난제이다.

인간은 이 먹고 먹히는 모순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었을까?

경작과 사육이 답이었을 것이다.

식용 식물을 경작함으로 인해 얘들은 다른 경쟁 종에 비해 생존률을 높일 수 있었고 

대신 우리는 식물의 일부를 받는, 말하자면 식물에게 임금을 받는 방식이 서로 서로에게 이득이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잡초도 제거해 주고, 씨도 골고루 뿌려주고, 거름도 주고...식물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특하겠는가?

동물의 가축화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조상들은 생사의 모순은 해결 못했어도 먹고 사는데에서 발생하는 모순은 해결한 셈이다.

이 모순도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이므로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고 좀 오래 걸렸다.

인류가 두발 보행을 시작한 때로부터 계산해서 한 400만년 정도 걸렸다...쩝... 감도 잘 안온다..

 

먹고 사는 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가 새끼 낳고 기르는 문제이다.

나 하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새끼는 무슨? 이래 버리면 유전자가 아주 곤란해진다.

그래서 만들어 낸 장치가 발정이고 욕망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는 다른 자연계의 동물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발정기가 따로 있고, 새끼를 낳는 시기도 식량이 풍부할 때로 조정이 되어 있고,새끼들도 낳아 놓으면 알아서 빨리 빨리 커준다...낳자마자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인간도 처음에는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식량이 부족해지고 서식지가 바뀌어서 그랬는지 아무튼 인간은 발정기가 따로 없고, 여자는 배란을 숨기고, 애들도 징그럽게 늦게 크고... 뭐 이렇게 바뀌었다... 만일 신이 이 짓을 했다면 당장 되돌려 놓기 바란다.... 쩝

어쨌든 먹고 살기 힘든데 새끼를 낳고 기르기는 훨씬 더 힘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 무슨 황당한 모순이란 말인가?

이 모순의 최대의 피해자는 얼핏 보기에는 여자 같지만, 여자가 실패하면 어짜피 번식은 물건너가므로 둘 다 피해자이다.

이 모순을 인간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사랑이었다.

사랑은 번식의 수고로움을 보상하는 기능이 있다.

뇌의 쾌락 중추에서 즐거움, 쾌감, 행복감을 수고에 대한 보상으로 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살 맛나게 해준다.

그래서 생존의 불리함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새끼를 낳아 유전자의 기대를 훌륭히 채우는 것이다.

의미없는 수고로움이라는 모순이 행복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 때가 삶의 2 대 모순 중 하나가 해결되는 순간이며 진정한 쾌락, 행복을 맛보는 순간이다.

: 그 다음엔? ... 한번 죽어봐라... 먹고 사느라고.. 쩝...

 

죽음의 모순은 해결이 안되었지만 삶의 중요한 2대 모순은 조상들이 해결해 놓았다.

물론 이 모순들이 해결되기에는, 무수히 많은 세월이 필요했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을 것이다. ...쉬운 모순들이 아니지 않은가?

 

이 모순들 말고도 삶에는 엄청난 수의 모순들이 숨어있다.

일부는 조상들이 해결해 놓은 것도 있고 아직 미해결 상태로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조상들이 보지 못했던 모순들이 새로 생긴 것도 있을 것이고...

이것들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진화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리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종교가 해결해주기를 바라기는 난망이고... 지들 자체 모순도 해결못하는 것들이니...에휴, 말을 말자...

 

결론)

깨달음은 모순의 해결에서 나온다.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발목을 잡는 모순들 뿐만 아니라

그 대단한 진화도 해결하지 못한 생사의 모순....

생사를 통합하는 깨달음을 누가 줄것인가?

생사의 모순이 해결되고 통합된다면 아마도 모든 모순들을 해결하는 마스터키가 될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궁극의 깨달음을 찾아해매는 것일 게다.

이 궁극의 깨달음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치 않다.

그저 공중에 떠 있는 신기루같은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그 목적지를 향해 간다고 믿는 길은, 길에 연하여 무한 연속되는 길일 수 있다.

과학의 최종 목적지도 이곳이지만 다른 길과 마찬가지로 무한 연속되는 미로일 수 있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있다면  제일 먼저 도달하는 길은 과학일 것이다.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

이 놈의 인생 왜 사는지...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1,338
경험치 118
[레벨 1] - 진행률 59%
가입일
2013-05-11 07:36:22
서명
미입력

댓글목록3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음.. 재미있네.. 그런데 오타가 하나 있네...
직립, 불의 사용, 뇌의 발달, 언어의 사용, 도구의 사용, 집단 및 사회생활....이런 인간의 특질들이 모순을 해결한 해결사들이다.

특질... No! 특징!

아온님의 댓글

profile_image
특질이라는 말도 있어... 사전 찾아봐...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아...
[명사] 1. 특별한 기질이나 성질. 2. 특별한 품질.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