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신라 : 제 17 대 내물 마립간 ( 이사금 )
본문
김 내물, 나물, 나밀...마립간, 이사금이라고도 하고...음... 그냥 내물왕이라 하자.
이후 이어지는 김씨 왕들의 시조 뻘이 되는 양반으로 미추왕과 동일 시 되기도 하는데,
기록에 의하면 구도의 자손으로, 아버지는 미추 이사금의 동생이고, 아내는 미추 이사금의 딸 즉 사촌 누이라 한다.
어머니도 김씨라 하므로 전형적인 족내혼의 가계로서,미추왕의 조카이자 사위라는 신분이었다.
356년 석씨들을 밀어내고 즉위하였는데, 아무래도 반발이 있었던 모양으로, 민심을 다독이며 초반 치세를 시작하였다.
재위 9년에는 대규모 왜병의 침입을 매복 작전으로 패퇴시킬 수 있었으나,
왜군의 규모와 기세에 놀랐는지 근초고왕이 주도하는 국제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11년에 백제와 동맹을 맺었다.
이후 근초고왕의 선물을 받는 등 백제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 하였으나,
이 국제 네트워크가 신라에는 별 이득이 없었는지,
재위 18년에 백제 독산성주의 투항을 받아들이면서 근초고왕과 사이가 틀어졌고,
이후 전진에 독자적으로 사신을 파견하는 바람에, 백제와 그 동맹인 가야 그리고 왜의 시달림을 받게 되었다.
결국 재위 37년에 실성을 볼모로 보내면서까지 고구려와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듬해 대규모 왜인의 공격은, 비록 금성을 포위당하였어도 고생 끝에 단독으로 물리칠 수 있었으나.
44년에 고구려에게 맛이 간 백제가 방향을 돌려, 동맹국인 가야, 왜와 함께 침입한 연합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고,
서라벌이 함몰 위기에 몰리는 등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고구려에 구원을 청하였다.
이에 광개토대왕은 5만 대군을 파견하여 왜병을 물리쳐 주었는데,
그 와중에 오랜 숙적인 가야를 밀어내고 낙동강 하구까지 진출할 수 있었으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고구려는 군을 서라벌에에 주둔시키고, 정치에 간섭하는 등 상전 노릇을 하였고....
석씨에게 어렵게 빼앗은 정권을 고구려에 헌납한 꼴이 된 내물왕은 상심하여 몸져 누웠고,
이에 고구려는 볼모로 있던 실성을 귀국시키며 영향력을 더 확대하였다.
더욱 기가 막혀진 내물왕은 시름시름 앓다가 47년에 졸하였다.
내물왕은 영욕이 교차하는 삶을 살았다.
초반에는 석씨로부터 성공적으로 왕권을 빼앗았고,
낙동강 동쪽의 진한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정복 군주의 면모를 보였으며,
중앙집권을 강화하는 등 나름 멋진 삶이었다.
그러나 당대의 한반도 패자였던 근초고왕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백제와 그 네트워크 상에 있는 가야, 왜의 시달림을 받아야 했고,
거기에 말갈도 준동하고, 천재 지변까지 겹쳐 나라 꼴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결국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고구려의 구원을 청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상대가 하필 광개토대왕이었다.
동맹도 힘이 비슷해야 동맹이지.... 결국 고구려에 나라를 바친 꼴이 되었으니 화병이 날만도 하였을 것이다.
그래도 근초고왕과 광개토대왕을 모조리 겪고도, 백제의 아신왕 꼴이 나지는 않았고,
아들 눌지대에 이르러 다시 독립국가의 면모를 갖추었으며, 그 후손들이 삼국을 통일 하였으니,
어쩌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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