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사] 신라 : 제 19 대 눌지 마립간
본문
마립간
말뚝의 의미라 하는데, 왕을 의미하는 호칭으로는 좀 이상하지만
조정의 첫 말뚝 즉 기준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나름 정겹기도 하다.
이사금이 연장자라는, 집안 어른의 의미를 포함하는 반면,
마립간은 정권의 기준 또는 대표라는 의미가 강한, 보다 정치적인 칭호라 하겠다.
눌지왕은 고구려의 미천왕에 비견될 만한 인생 유전을 겪은 사람이다.
내물왕의 장자로 태어나 조국이 고구려의 속국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으며,
일종의 매국노나 다름없는 실성에게 왕위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그의 핍박에 눌지왕 삼형제 모두가 볼모 살이를 해야했다.
417년 실성이 제거된 후 왕위에 올랐고,
이듬해에 만고의 충신 박제상의 도움으로, 고구려와 왜에서 각각 볼모 생활을 하던 동생들을 빼내올 수 있었다.
이후 서라벌에 주둔하던 고구려 군대를 몰살시키며 독립을 쟁취하였고,
재위 8년에 고구려와 관계를 재정립하였다.
15년에 왜병의 침입을 막았고
17년에 그 유명한 나제 동맹을 맺었다.
24년에 연속된 왜인의 침입을 막았고
28년에는 퇴각하는 왜병을 쫒다 죽을 뻔 했다.
38년에는 고구려의 침입을 막았고
이듬해에 동맹국 백제를 구원하였다.
42년간 재위하여, 458년 서거할 때까지 파란 만장한 삶을 살며 많은 업적을 남겼다.
눌지왕은 아버지를 닮았는지 상당한 능력을 지닌 정치가였다.
김씨 왕조를 확립했던 나름 위대했던 아버지가 화병으로 죽고,
어린 동생들은 적국의 볼모로 보내졌으며, 정적인 실성왕의 딸을 아내로 맞이해야 하는 등
비극적인 유소년기를 보내었는데,
장성해서도 고난은 이어져, 고구려에 볼모로 가야했고, 목숨까지 위협 받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실성왕에 대한 고구려의 지지를 철회시킴은 물론 제거까지 하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고구려와 실성왕 사이에 어떠한 갈등이 존재했고 눌지왕이 어떻게 이용했는지는 모르나,
자신이 직접 시해하지 않음으로 해서, 왕위 찬탈의 오명을 피할 수 있었고, 장인을 죽였다는 패륜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만일 직접 죽였다면 고구려에게 두고 두고 이용당하거나 제거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직접 시해자인 고구려로 비난을 돌려 후일 복수를 주장할 수 있는 명분까지 만들 수 있었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탁월한 정치력이라 하겠다.
고구려의 지지로 왕위에 오른 후에는 탄탄한 신라 내의 지지기반을 이용하여 고구려 주둔군을 몰살시켜 버렸고 독립을 쟁취하였다.
어찌 보면 싱겁기까지 한데...
그만큼 그의 능력이 뛰어났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눌지왕은 정치의 연장인 외교에서도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였는데,
얼떨결에 독립한 후에, 뭘 어찌했는지는 몰라도 고구려와의 관계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아, 전면적인 전쟁은 없었고
웬만한 분쟁은 외교적으로 마무리 하였다.
그의 최대의 외교적 업적은, 어제의 적을 오늘의 동맹으로 만는 나제동맹이 아닐까 한다.
비록 당대에는 큰 도움을 받지 못하였으나, 이후 고구려의 팽창을 저지하고 힘을 길러,
진흥왕대에 한강유역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초석이 되었다.
박제상의 볼모사건 이후 왜와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아 지금까지의 칭찬이 무색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어찌 어찌 막으며 잘 버티어 내었고, 백성들을 보살피고 농업을 장려해 후대 중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았고, 부자 상속제를 확립하여 나라 꼴을 제대로 잡은 눌지 마립간,
제 2의 창업 군주라 불리어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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