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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사] 백제 1 : 백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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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발해는 멀어서 신비한 느낌을 주는 반면,

백제는 가까우면서도 알듯 말듯 실체가 잘 손에 잡히지 않는, 신비한 느낌을 주는 고대 국가이다.

 

백제는 건국 설화가 여럿인데, 어떤 설에든 주몽의 재취인 소서노가 자기 부족들을 이끌고 남하하여

한반도 중부지방에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는 동일하게 들어 있다.

소서노는 왜 고구려의 초대 왕후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내팽개치고 낮설고 물설은 땅으로 고난의 행군을 하였을까?

주몽이 자기 자식이 아닌, 전실 자식인 유리에게 다음 대 왕위를 물려주려했기 때문에 열받아서 그랬다고 하는데....

여염으로 치면, 부유한 과부가 가난뱅이 떠돌이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전실 자식이 나타나서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니까,

열 받아서 이혼하고, 혼인 때 가져온 재산 챙겨서 딴 살림 차린 꼴인데..

액면 그대로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일반 가정에서도 이런 일은 법원까지 가서, 변호사 사서 싸우는 아주 복잡하고 치사한 일인데,

왕가에서 그렇게 쉽게 이루어 질 수 있었을까?

고대 국가의 국력의 척도는 백성과 전사의 숫자인데 국가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세력의 이탈을 주몽 혹은 유리가 묵인 할 수 있었을까?

 

동부여에서 권력 투쟁에 밀려, 탈출한 주몽의 세력이 어느 정도였는 지는 알 수 없으나,

이들은 졸본에서 토착세력과 연합을 형성하였고, 그 연합의 상징이 주몽과 소서노의 결혼이었다.

주몽은 소서노와 결혼하여 생활의 안정도 찾고, 애도 낳고,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고향에서 유리가 아들이라면서 찾아온다, 부러진 칼을 들고서...

주몽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칼과 아귀를 맞춰보고 ,

아이고 내 아들하면서... 나라를 물려준다.

음... 동화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이나.. 이게 가당키나 할까?

왕 자리가 왕이 물려주고 싶다고 물려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는가?

왕권이 강력했던 이성계도 이 짓하다가 다른 아들내미에게 박살이 났는데...

처가에 빌붙어 왕 노릇하는 주몽이 감히 그럴 수 있었을까?

그리고 틀림없이 실권을 쥐고 있었을 소서노가 곱게 물러났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비렁뱅이 모습을 하고 온 전실 자식 목 비트는 것을 못해서, 그런 대 이주를 감행한단 말인가?

소서노가 현모양처의 화신이라 그렇게 하고자 했더라도 부족의 장로들이 동의할 리가 없다.

주몽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의 차원이 아니라 부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유리 쿠데타 설이 있다.

유리는 주몽의 아들이라기보다는 동부여에서 나온 또 다른 이탈 세력이었다.

동부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길래 이렇게 이탈세력이 많이 생겨나는 지는 모르나,

이 세력도 주몽처럼 졸본으로 왔는데 주몽은 이미 졸본의 기존 세력에 투항한 상태였다.

그래서 주몽과 같이 이주했던 세력들이 불만이 많았는데, 마침 유리의 세력이 가세하게 되어 두 세력이 힘을 합쳐 기존 토착세력을 누를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유리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주몽과 기존의 졸본세력을 압박하였고,

모종의 거래를 통해 서로 분리하는 것으로 타협하였다.

이때 주몽이 죽었는지 아직 살아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주몽은 해모수의 아들이 되었고 유리의 아버지가 되었다.

따라서 고구려의 진정한 시조는 주몽이 아니라 유리라는 설이다.

이 설이 가장 그럴 듯하긴 한데...

백제가 동명성왕을 받드는 이유도 되고...

 

어찌 되었건 소서노는 무리를 이끌고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남쪽이라고 해서 팔 벌려 맞이하는 땅은 아니었고, 한반도의 제 부족들이 서로 치고 받으며, 소신껏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마한이라는 힘센 놈도 있고...

남의 동네에 왔으니 두목인 마한 왕에게 인사를 하였고,

마한 왕은 어짜피 자기 힘이 미치지 못하는 말갈의 땅이므로 묵인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 분란이 일어나 형인 비류는 현재의 인천인 미추홀에 자리를 잡았고 동생인 온조는 하남시 부근, 위례에 자리를 잡았는데,

형인 비류는 병들어 죽고 그 세력이 다시 온조의 세력과 합쳐져 백제의 기원이 되었다 한다...비류는 자살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본거지에서 쫓겨난 세력이, 하나로 똘똘 뭉쳐 싸워도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서, 단순히 서식지의 호불호로, 두 조각으로 갈라진다는 것이 말이 될까?

 

졸본은 원래 교역을 주로하던 상인 세력이었다는 설이 있다.

이 상인 집단이 유리세력과 마찰을 일으켜 일족이 단체로 남하하게 되었는데

교역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항구가 유리하므로 바닷가에 자리 잡기를 원하였고

상인이 아닌 사람들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원하였다.

이 상인 세력의 대표가 비류였고 나머지 사람들의 대표가 온조였다.

상인 세력은 고집대로 비류와 함께 미추홀까지 갔고 나머지는 주위 세력이 만만한 위례에 머물렀다.

소서노는 온조의 손을 들어줬고...

그런데 미추홀까지 간 집단은 생각대로 일이 잘 안풀렸고 비류는 좌절 끝에 죽었다.

반면에 온조는 성공적으로 정착을 하였고 세력이 커져서 비류의 세력을 흡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워낙 오래 전 일이고 기록도 부실하고 모순된,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이야기이나

뭐가 됐건 온조가  말갈의 땅에 나라를 세우고, 이름을 십제라 한 것이 백제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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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0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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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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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노 아줌마...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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