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고려: 제 4 대 광종 (1 )
본문
왕 소
정종의 친동생으로, 천둥에 놀라 죽었다고 기록된 형의 뒤를 이어 949년 왕위에 올랐다.
혼란스러웠던 이복형과 친형의 치세를 온몸으로 겪었던 광종은 형들의 전철을 밟을 생각이 전혀 없었으므로,
우선 나라의 안정에 주력하여 공신들의 표준 녹봉을 정하는 등 호족들을 다독였고, 성을 쌓아 북방의 위협에 대비하였다.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자신의 정치력 배양에도 힘쓰며, 이후의 정국을 구상하던 왕은 951년, 후주가 중원의 맹주로 부상하자, 그동안 사용해 오던 독자적인 연호를 버리고, 후주의 연호를 따르는 등 대 중원 외교를 강화하였다.
후주 또한 거란의 배후에 있는 고려의 지정학적 위치를 중시하였는지, 고려와 정식 외교 관계를 맺고 친밀하게 대하였다.
후주와의 잦은 교류는 왕권 강화를 모색하고 있던 광종에게 영감을 주었고 인적 자원을 제공하였다.
953년에는 승려 겸신을 국사로 봉하여 화엄종을 왕실 종파로 만들었고, 부모를 위해 절을 지었으며, 균여대사의 성상 융회 사상을 받아들였다.
성상 융회는 화엄종과 법상종을 서로 합치자는 것인데, 두 종파의 교리상의 미묘한 차이야 알 바 없으나, 개략적으로 `하나는 전체이고 전체는 하나`라는 화엄원리는 언제든 전체주의적인 정치사상으로 변질이 가능하였고,
모든 것은 마음에서 출발하고 세상은 마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법상종의 교리 또한 왕을 정점으로 하는 전제국가 건설에 걸림돌이 될 리 없었으므로 성상 융회는 전제적 왕권을 꿈꾸는 광종의 입맛에 맞았을 뿐만 아니라,
두 종파의 신봉자들인 중소호족들과 일반 백성들을 친왕파로 만드는 보너스도 기대할 수 있었므로, 오매불망 왕권 강화가 목표였던 광종에게 두 종파의 융합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었다.
이렇게 백성들의 정신세계까지 보살핀 왕은 제위보 를 설치하여 가난한 자들과 병자들을 구호하였다.
그동안 전쟁과 잇따른 정쟁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의 심신 모두를 다독인 셈이므로, 이때까지는 성군으 로 칭송 받기에 모자람이 없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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