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고려 : 제 4 대 광종 ( 2 )
본문
광종은 노비안검법의 여세를 몰아 사병 혁파까지 밀어붙였으나 호족들의 반대로 무산 되고 말았는데,
당시 고려 사정에서 사병을 완전히 없애고 정부의 힘만으로 전국의 치안, 방어 등을 담당하기에는 무리였으므로,
왕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을 것이고 크게 미련을 두지는 않았을 것이나,
귀족들이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거둔 것 또한 사실이었으므로 귀족들은 이러한 승리에 고무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왕에게는 오래전 부터 준비해 온 진정한 노림수가 따로 있었다.
큰 비용 안 들면서 명분 확실하고 효과는 뛰어난, 과거제 가 왕이 준비한 한 수였다.
과거제는 동양에만 존재했던 인재 선발 시험으로서,
개인은 자아실현, 국가는 우수 인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이다.
운용하기에 따라서는 국가를 환골탈태시킬 수도 있는, 군주에게 아주 편리한 제도인데,
이렇게 좋은 제도가 서양에서는 끝내 출현하지 않았고, 동양에서도 고대에는 정착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과거를 비롯한 모든 공개 채용 시험은 기본적으로 평등이라는 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으므로, 기득권 세력에게는 불편한 제도이다.
대를 이어 기득권을 이어가려면 과거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응시자는 많고 합격자는 적으니 우선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야 했다. 좋은 선생 구해서 신경 안 쓰고 공부만 하게 해준다 해도 애가 머리가 나쁘면 또 안되고, 군주가 원치 않는 세력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시험에 통과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군주에게 충성하는 집단이 되었고,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기 쉬웠으므로 기득권세력에게는 족쇄나 다름없는 제도였다.
족쇄를 반기는 바보는 세상에 없으므로 시행을 위해서는 군주의 정치력이 가장 중요하였을 것이다.
고려 초의 호족 공신들은 하늘의 아들 보다는 대두목이 훨씬 만만하고 편한 무장 출신들이 대부분이었으므로 왕권을 신성시하고 군신간의 질서를 강조하는 유학의 이념과는 잘 맞지 않았다.물론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광종은 과거제 시행을 계기로 고려 방방곡곡에서 학풍이 크게 일어나기를 바랐다 하는데,
이는 조폭 연합체와 같은 나라꼴을 환골탈태시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당시 호족들에게 정체성을 바꾸라는 요구에 다름없었으므로 과거제의 도입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종기의 천도 계획을 능가하는 파괴력 있는 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958년, 중원의 혼란을 피해 몰려든 귀화인들로 조정을 채워 친위세력을 구축한 왕은 과거를 시행하였다.
쌍기를 지공거로 진사, 명경, 복업과를 실시하여 7명을 선발하였는데, 비록 선발 인원은 조촐하였으나 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므로, 호족들의 반발을 우려한 왕은 친위대로 궁궐을 둘러싸 신변을 보호하였고 한다.
960년, 관료들의 복식을 제정하여 새로운 관료체제의 탄생을 내외에 알렸고, 군부를 개편하여, 군부 내 호족세력을 대폭 해임, 파면하였다.
또한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고 개경을 황도로 칭함으로써, 자신이 황제와 같은 절대권자임을 신하들에게 주입시켰다.
이렇게 강화되어가는 왕권에 귀족들은 당연히 저항하였으나 이미 달리기 시작한 기차였다.
광종기를 특징짓는 공포정치는 역모의 고변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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