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고종 : 김 준 : 9차 침입
본문
*김 준
노비였다. 초명은 인준, 최 우의 가병으로 있다가 벼슬을 받은 후 셀프 작명으로 김 준이 되었다. 능력이 출중했었나 보다.
면천한 김 준은 옛 주인 최 우의 첩과 사통하여 은혜를 원수로 갚았는데,
뭐 주고 뺨 맞은 꼴이 된 최 우는 이미 싫증난 첩이었는지 아니면 김 준을 아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김 준을 죽이지 않고 곤장 50대에 유배를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으며, 죽기 전에 다시 불러 최 항을 보좌하게 하였다.
최 항 시대의 김 준은 최양백과 더불어 정권의 실세였는데, 최 항이 죽고 최 의가 집권하게 되자, 친위군 대장인 최양백에게 밀리게 되었다.
이에 열받은 김 준은 최양백과 최 의를 살해하여 최가의 60년 무단정치를 끝장내버렸다.
최 의를 죽인 김 준은 고종의 무한 감사와 함께 공신호를 하사 받았으나 기반이 취약하여 바로 집권하지는 못하였는데,
몽골 놈들이 또 초상난 지 한 달 만에 고종의 출륙과 입조를 요구하며 침입을 하였다.
몽골의 요구에 당시 집정이었던 류경은 예전처럼 고식적인 방법으로 대응을 하였고 몽골군 또한 노략질을 시작하였는데,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자랄타이가 끌고 온 병사가 적었는지 아니면 고려 군민들에게 저항하는 요령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전국 각지에서 저항을 만나 뜻대로 남진하지 못하였고, 경기도와 서해도 그리고 강화도 연안 일대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였다.
이에 김 준은 당시의 집정 류 경이 강화에 실패하였고 침입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고 하며 세력을 모아 탄핵하였다.
그러나 류 경의 대처는 이전 최가들과 별 차이가 없었으므로, 이는 단지 문신 류 경의 집권에 불안을 느낀 무신세력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 만들어 낸 구실에 불과하였다.
한평생 무신들에게 시달렸던 고종은 이번에도 무신들의 손을 들어 주며 왕정복고의 기회를 날렸고.
류경을 쫒아낸 김 준은 비로소 집정이 되었고, 1259년 3월 태자를 입조시키는 조건으로 몽골과 강화를 맺었다.
길고도 길었던 몽골과의 전쟁이 마무리 된 것이다.
6차 침입부터 고려를 전담했던 자랄타이는 태자가 입조하는 것을 보고 몽골로 철수하는 도중 갑자기 뒈졌다. 인생의 마무리가 고려 침입이었던 셈이다.
자랄타이가 죽고 두 달 후에 고종이 죽었고, 그 두 달 후엔 몽케도 죽었다.
이들이 저승에서 만났다면 할 말들이 많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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