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기나긴 상처와 상실의 세월(2) : <신 시네마 천국>
본문
“인연은 운명이 정하는 거야. 각자에게는 따라야할 별이 있지. 앞으로 어쩔 작정이니?”
“저한테 해 주신 이야기 기억하세요? 그 병사가 왜 그랬는지 이해하겠어요. 왜냐하면 만약 100번째 날 공주가 약속을 어긴다면 병사는 가슴이 찢어질 듯 슬퍼서 견딜 수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가 99번째 날 떠나는 걸 선택함으로써, 공주는 영원히 병사가 기억할 수 있게 되겠죠.”
“병사가 그런 것처럼 너도 여기를 떠나거라. 이곳은 몹쓸 곳이야. 여기 사는 동안은 여기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지.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러나 2년 정도 떠나 있으면 변한 것을 느끼게 되고, 그다지 보고 싶은 사람도 없어지게 되지. 한번 이곳을 떠나면 아주 오래 있다 와야 한다. 그러다 귀향을 하면 친구들과 정든 땅을 느낄 수 있어. 지금의 넌 무리야 당장 넌 나보다도 앞을 못 봐.”
게리 쿠퍼의 대사도 아닌, 제임스 스튜어트나 헨리 폰다의 대사도 아닌, 오직 자신의 대사로 알프레도가 말을 잇는다. “인생은 네가 본 영화하고는 달라. 훨씬 힘들지. 로마로 떠나거라. 넌 아직 젊고 앞날이 창창해. 난 늙었다. 이제 너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아. 남들이 네 얘기 하는 것을 듣고 싶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로마로 떠나게 된 토토. 떠나는 날 기차역에는 알프레도와 어머니, 여동생이 마중 나왔다.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모진 말을 건넨다. “돌아와선 안 된다. 깡그리 잊어버려야해. 편지도 쓰지 마라. 향수에 빠져선 안 돼. 만일 못 참고 돌아오면 다신 널 만나지 않겠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렴. 네가 어렸을 때 천국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네가 작은 악마였을 때처럼 말이야.”
토토는 기차 안에서 알프레도를 바라보지만 알프레도는 토토의 시선을 애써 외면한다. 토토를 실은 기차는 앞으로 30년을 돌아오지 않을 고향 마을에서 멀어져 간다.
중년의 토토, 살바토레 감독은 비행기를 타고 3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알프레도 아저씨의 장례식 날이다. 운구 행렬이 ‘신 시네마 파라디소’ 영화관을 지나간다. 6년째 버려져 건물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옛 시절 이 극장을 찾던 마을 사람들의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그리고 살바토레는 돌아오는 토요일에 극장이 철거되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례식도 끝나고 로마에서는 일 때문에 돌아오라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지만, 토토는 쉽사리 고향을 떠나지 못한다. 6년 전에 문을 닫은 ‘신 시네마 천국’에 들러 본 후, 낯익으면서도 낯선 고향 거리를 거닐던 살바토레는 우연히 엘레나와 닮은 젊은 여인을 본다. 살바토레는 옛날 엘레나를 찍은 필름을 다시 돌려보며 아픈 첫사랑 속으로 깊이 빠져든다.
무려 30년 동안이나 첫사랑 엘레나를 잊지 못하고 살아 온 살바토레는 엘레나를 닮은 그녀를 미행하고, 마침내 그녀가 엘레나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옛 친구 보치아가 그녀의 남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 살바토레는 전화번호부를 뒤져 엘레나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낸다.
기적처럼 엘레나와 통화하게 되지만 엘레나는 살바토레와의 만남을 거부한다. 그러나 회한에 젖은 채 무심한 밤바다를 바라보며 홀로 해변에 서 있는 살바토레에게 엘레나가 찾아온다. 둘은 재회한다. 그리고 엘레나의 차 안에서 그들은 30년 간 품고 살았던 오해를 푼다.
30년 전 그날, 엘레나도 약속 장소에 나타났고, 토토도 엘레나를 찾아 헤맸다. 그저 조금의 시간차를 두고 길이 엇갈렸을 뿐이었다. 놀랍게도 그들의 만남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알프레도였다. 알프레도는 엘레나에게 토토의 미래를 위해 토토를 놓아주라고 말했던 것이다.
알프레도의 보이지 않는 눈은 본 것이다. 토토가 엘레나와 맺어지면, 이곳에 안주하게 되리라는 것을. 지금의 엘레나의 남편인 보치아와 같이 토토도 로마가 아닌 시칠리아의 낙후된 작은 마을에 머물게 되리라는 것을.
오해가 풀리고 그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30년 깊이의 사랑을 나누며, 포옹하고, 키스한다. 진짜 사랑을, 진짜 포옹을, 그리고 진짜 키스를!
http://www.youtube.com/watch?v=IItC-6cGzcM&feature=player_detailpage
‘신 시네마 천국’이 폭파되기 전날 밤, 살바토레는 극장 영사실로 간다. 알프레도가 둘 사이의 만남을 만류했지만, 엘레나가 몰래 토토에게 남겨두었던 쪽지를 찾기 위해 중년의 토토, 살바토레는 30년 세월 먼지를 이고 진 영사실의 메모지들을 뒤진다. 그리고 엘레나의 쪽지를 발견한다.
“살바토레, 용서해 줘.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설명할게. 불행히도 난 오늘 밤 엄마랑 떠나. 전에 말했던 토스카나로. 널 사랑해. 내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야. 맹세해. 친구 주소 적어놓을 테니 꼭 연락해. 날 버리면 안 돼. 키스! 너의 엘레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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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한 15년 전에는, 제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지금 보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썼는지 끔찍하네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안 좋은 글을 왜 올리냐고요? 유시민의 을 읽고 나니, 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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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아온님의 댓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