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헤어질 때는 더 멋지게 (3)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본문
앤디는 입에서 면도칼이 나올 것 같이 말하는 미란다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녀를 경멸하고 싫어하지만 자신의 경력을 위해 1년을 버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미란다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며칠 뒤 마이애미로 출장 간 미란다가 쌍둥이 딸들의 발표회를 보러 뉴욕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허리케인으로 비행기가 모두 결항되었다. 무조건 자신을 뉴욕으로 데려다 놓으라는 미란다의 지시에 앤디는 난처한 지경에 처한다. 앤디는 최선을 다해 보지만, 결국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
발표회에 참석하지 못한 미란다는 왜 자신이 앤디를 채용했는지 말해준다. 이제까지의 비서들, 스타일이 좋고 늘씬하고 패션을 숭배하는 비서들의 일처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뚱뚱하지만 똑똑해 보이는 앤디를 채용한 것이라고. 하지만 앤디는 그들만도 못하다고.
앤디는 미란다의 말에 크게 상처를 받는다. 상심한 앤디는, 언제나 자신을 배려해 주는 나이젤을 찾아가 자신은 항상 최선을 다하지만, 미란다는 자신을 미워한다며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그러나 나이젤로부터 돌아오는 말은 “No!”였다. 언제나 징징대기만 하고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는 앤디에게 나이젤은 자신에게 「런웨이」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한다.
나이젤에게 「런웨이」는 그냥 잡지가 아니었다. 「런웨이」는 촌구석에서 봉재를 배우던 어린 소년 나이젤에게 찬란한 희망의 등불이었다. 천재적인 디자이너들이 스쳐간 「런웨이」에서 일하기 위해 앤디와는 너무나 다른 태도로 나이젤은 임했던 것이다. 결국 앤디는 나이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앤디는 친절하고 유능한 디자이너인 나이젤의 도움으로 명품 샘플을 얻는다. 돌체, 지미추, 마놀로 블라닉, 낸시 곤잘레스, 그리고 샤넬까지. 워스트 드레서 앤디가 베스트 드레서 앤디로 변신한다. 앤디도 미란다의 제국으로 입성해, ‘프라다를 입은 악마’가 된 것이다.
미란다의 자선 파티 드레스를 위해 디자이너 제임스 홀트(다니엘 순자타 분)를 찾아간 앤디는 그곳에서 크리스찬 톰슨(사이먼 베이커 분)을 만나게 된다. 크리스챤은 유명한 작가로 앤디가 늘 존경하던 사람이었다. 한편 크리스챤도 똑똑하고 명랑한 앤디에게 호감을 갖는다.
극적인 하루가 찾아 왔다. 미란다는 앤디를 호출하고, 자신의 쌍둥이 딸들에게 줄 해리포터 다음 시리즈를 구해올 것을 지시한다. 또한 못 구할 때는 돌아오지 말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지난번 미란다의 마이애미 출장 때 비행기가 결항되었을 때, 뉴욕으로 자신을 무조건 데려다 놓으라는 그녀의 지시를 앤디는 완수하지 못했었다. 만회할 단 한 번의 기회가 온 것이다. 앤디는 그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크리스챤의 도움으로 해리포터 다음 시리즈를 가까스로 구하고 앤디는 미란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한편, 남자친구 네이트(애드리언 그레니어 분)는 점점 ‘프라다를 입은 악마’로 변해가는 앤디가 불만이다. 친구들과의 약속 자리에서도 미란다에게 전화가 오면 달려가야 하고, 미란다의 쌍둥이들 숙제까지 해 주면서 「런웨이」에 충성을 바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앤디에게 다시금 기회가 왔다. 「런웨이」 자선 파티가 있는 날, 더없이 우아하고 가식적인 미란다의 뒤에서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미란다는 점점 에밀리 대신 앤디와 팀웍을 맞춰나가게 되고, 급기야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파리 출장의 수행 비서로 에밀리가 아닌 앤디를 선택한다. 선배인 에밀리가 얼마나 파리 출장을 갈망했는지 잘 알고 있는 앤디이기에 여간 난처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란다는 자신의 뜻을 거절하면 언론계에서는 끝장일 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미란다의 헤르메스 스카프를 찾아오던 에밀리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앤디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누워있는 에밀리에게 파리 출장에 자신이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화가 난 에밀리는 앤디에게 영혼을 판 나쁜 기집애라고 욕설을 퍼붓는다.
선배를 몰아내고 출세에 눈이 멀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진 앤디는 혼란스럽다. 더욱이 이 사실을 알게 된 네이트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의 신념까지도 버리고 있는 앤디를 향해 이별을 통보한다. 슬픔에 잠긴 앤디는 네이트를 설득하려 한다. 그러나 미란다의 전화벨에 족쇄처럼 묶여 사는 앤디는 돌아서 가는 네이트를 설득하고 붙잡을 시간조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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