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황무지: T.S. 엘리엇 (제 11 연 12 연 13연) -- III. 불의 설교
본문
책상에서 떼어 내고, 몸의 엔진은 시동걸린
택시처럼 두근대며 대기하는 시간
나 티레시어스, 비록 눈 멀었으나, 양쪽 삶에 부대끼는
주름진 여자의 가슴을 가진 늙은 남자는 볼 수 있노라
이내 낀 저녁, 북새통의
퇴근 무렵, 뱃사람도 바다에서 집으로 향하는 시간,
귀가한 타이피스트가 티타임에 아침 설겆이를 하고, 불을
스토브에 올리고, 통조림 음식으로 상을 차린다
창밖엔 위태롭게 널려
석양의 마지막 손길을 받으며 말라가는 콤비네이션 속옷
침대 겸용 긴 의자엔
스타킹, 슬리퍼, 캐미솔,코르셋 들,
쭈그러진 젖퉁이를 가진 늙은 남자,이 티레시어스
그 장면만으로 나머지를 예지했노라----
내가 고대하고 기대하던 손님
여드름 투성이 젊은이, 그가 도착하였다
당돌한 눈매의 복덕방 점원이자
하층민. 당당하기가
브래드포드 졸부의 비단 모자 같은
그의 생각처럼 때가 무르익었다
식사가 끝나 무료하고 나른해진 그녀
유혹하는 애무의 손길을
여전히 나무라지 않고, 반갑진 않을 지라도,
빨개진 얼굴로 응낙하였다. 그는 바로 덮치고:
더듬는 손길은 방해가 없고:
그의 자만심엔, 반응은 없어도 되고
불감도 환영이 되고
(이 티레시어스는 이미 당했노라
이런 긴 의자나 침대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테베의 성벽 아래에 앉아 있기도 했고
지하 세계의 죽은 자들 사이를 걷기도 했노라)
마지막으로 방자한 키스를 남기고
불꺼진 계단을 더듬어 내려가네
그녀는 몸을 돌려 거울을 잠깐 보네.
돌아간 애인일랑 벌써 잊고;
되다만 생각들을 하네 ;
“이제 다했네: 끝나서 기뻐”
사랑스러운 여인이 어리석음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홀로되어 자기 방에서 서성일 땐,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매만지고
축음기에 판을 올려놓기 마련일지니
”이 음악은 물결을 밟고 선 내 곁을 처천히 흘러”
스트랜드를 따라, 퀸 빅토리아 가로 올라가네.
오 도시 도시여, 나는 이따금 들을 수 있노라
로우어 템즈가의 선술집 옆을 지나노라면,
흥겨운 만돌린의 잉잉 소리와
떠들썩하게 들려오는 유쾌한 소음들.
어부들의 정오의 휴게실: 성 마그너스
순교자 성당 벽이
이오니아식 흰색과 금색으로 불가사의하게 찬란한 곳
At the violet hour, when the eyes and back
Turn upward from the desk, when the human engine waits
Like a taxi throbbing waiting,
I Tiresias, though blind, throbbing between two lives,
Old man with wrinkled female breasts, can see
At the violet hour, the evening hour that strives
Homeward, and brings the sailor home from sea,
The typist home at tea-time, clears her breakfast, lights
Her stove, and lays out food in tins.
Out of the window perilously spread
Her drying combinations touched by the sun’s last rays,
On the divan are piled (at night her bed)
Stockings, slippers, camisoles, and stays.
I Tiresias, old man with wrinkled dugs
Perceived the scene, and foretold the rest—
I too awaited the expected guest.
He, the young man carbuncular, arrives,
A small house-agent’s clerk, with one bold stare,
One of the low on whom assurance sits
As a silk hat on a Bradford millionaire.
The time is now propitious, as he guesses,
The meal is ended, she is bored and tired,
Endeavours to engage her in caresses
Which still are unreproved, if undesired.
Flushed and decided, he assaults at once;
Exploring hands encounter no defence;
His vanity requires no response,
And makes a welcome of indifference.
(And I Tiresias have foresuffered all
Enacted on this same divan or bed;
I who have sat by Thebes below the wall
And walked among the lowest of the dead.)
Bestows one final patronizing kiss,
And gropes his way, finding the stairs unlit…
She turns and looks a moment in the glass,
Hardly aware of her departed lover;
Her brain allows one half-formed thought to pass:
“Well now that’s done: and I’m glad it’s over.”
When lovely woman stoops to folly and
Paces about her room again, alone,
She smoothes her hair with automatic hand,
And puts a record on the gramophone
”This music crept by me upon the waters”
And along the Strand, up Queen Victoria Street.
O City City, I can sometimes hear
Beside a public bar in Lower Thames Street,
The pleasant whining of a mandoline
And a clatter and a chatter from within
Where fishmen lounge at noon: where the walls
Of Magnus Martyr hold
Inexplicable splendour of Ionian white and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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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다락방의 서고] 초승에 뜨는 달은 ‘초승달’이 옳다. 물론 이 단어는 ‘초생(初生)’과 ‘달’이 합성한 경우이나, 어원에서 멀어져 굳어진 경우 관용에 따라 쓴다는 원칙에 따라, ‘초승달’이 올바른 표현이다. 마치 ‘폐렴(肺炎), 가난(艱難)’ 등과도 같은 경우이다.20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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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과학이 본연의 임무대로 오류들을 이리저리 쳐내가다 보니 알맹이가 하나도 안 남은 형국이되었습니다. 그러니 과학 때문에 목적을 상실했다는 말이 나왔고, 도구에 불과한 과학이 미움을 받는 묘한 지경이 되었습니다만... 그게 과학의 잘못은 아니지요. 만들어진 요리가 맛이 없는게 잘드는 칼의 잘못입니까? 재료가 형편없었던 까닭이지요.20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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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물론 ‘목적 없는 세계’라는 아이디어가 ‘신앙의 부재’와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는지 회의를 주는 세계는 신앙심을 약화시키는 무신론을 철저히 방조하고 있음엔 틀림없는 것 같다. -------------음... 아직 옛날 습관이 남아있는 어투이군요...전지전능의 무한자는 인간이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즉 불가지의 존재이지요. 이 불가지의 존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도 당연히 불가지입니다. 과학은 이 불가지의 세계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랫다가는 오컴에게 면도날로 난도질 당합니다. ㅋㅋㅋ20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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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님의 댓글
dug:젖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