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너는 흔들리잖아. 벽은 흔들리지 않아.
2014-11-2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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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불효자놈 액막이 굿해야 한다고
관악산 꼭대기로 한 쪽 다리 못쓰시는 일흔 둘 잡수신 우리 엄마,
왼손은 지팡이 짚고, 오른 손은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막내아들 손 잡고 오르셨어요.
싸목싸목 비탈길을 오르시는 한 쪽 다리 못쓰시는 불쌍한 우리 엄마,
벽만 있으면 말씀하셨어요.
“벽 잡고 가마, 손 놓거라.”
“엄마, 내 손보다 벽 짚고 걷는 게 더 좋아?”
“응. 벽이 더 편해.”
“엄마, 왜 아들 손보다 벽이 더 편해?”
너무 아파 기억하기 싫은, 우리 엄마 한 마디.
“너는 흔들리잖아. 그런데 벽은 흔들리지 않아.”
2001년 가을 어느 날 있었던 일입니다.
그로부터 7년 후, 2008년 11월 21일 오전 9시에 엄마는 영면하셨어오.
양력으로 하면 오늘이 기일이네요.
하늘에서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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