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밑줄쫙-문학] 아이러니 : 카사노바의 명성
본문
카사노바는 세계문학 사상 특별한 사례로, 둘도 없는 행운아였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소문난 거짓말쟁이가 창조적 정신들의 신전에 끼어든 것이 본디오 빌라도가 사도신경에 끼어든 것과 똑같이 얼토당토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문학적 자질은 그가 알파벳을 휘갈겨 쓴 ‘생갈 기사’라는 칭호만큼이나 어설픈 것이었다. 그의 시는 침대와 도박판을 바삐 오가다 만난 귀부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읊은 즉흥적인 것으로, 사향 냄새 풀풀 풍기며 학술적 운율을 흉내 낸 것이었다. (…) 그는 귀족 족보에도 올라 있지 않아 법적 권리와 지위가 없는 식객이었고, 문학계에서도 아웃사이더였다. 마침내 최후의 귀족 리뉴 왕자의 품에서 임종을 맞기까지 그는 보잘것없는 배우의 아들로, 파문당한 사제로, 퇴역 군인으로, 악명 높은 사기도박꾼으로 황제나 왕들과 교류하며 파란만장한 모험을 감행했다. 그리고 떠도는 그의 그림자 역시 대담하게도 불멸의 위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저 시대의 바람에 흩날리며 떠도는 한줌의 재와 같이 보잘것없는 예술성을 지녔을 뿐임에도! 하지만 사라진 것은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다. 이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 수많은 사람의 작품들이 도서관의 먼지더미에 파묻혀 문헌학자들의 생계수단으로 전락한 반면, 그의 이름은 오늘날 존경어린 미소와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 슈테판 츠바이크. 《츠바이크가 본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필맥. 2005. 25-26쪽.
-
[인문학] [밑줄쫙-문화] 한(恨) : 한국과 아일랜드2015-04-16
-
[인문학] [밑줄쫙-문학] 내 인생의 겨울 연가 : 플랜더스의 개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침묵 : 아기의 침묵과 노인의 침묵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 행복의 쓰임 하나 : 언론의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및 관대함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역사] 역사 : 생물학의 한 조각2015-04-09
-
[인문학] 해방 후 3년 동안의 짧은 역사에 대한 소회2015-04-08
-
[인문학] [많이 나아진 문장 1] 함께읽기의 즐거움 : 신영복 교수의 경어체2015-04-07
-
[인문학] [밑줄쫙-문학] 기록하는 자 : 엄마의 가계부2015-04-06
-
[인문학] 김남일은 시인 신경림의 어린 시절 한 토막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형상화했다.2015-04-06
-
[인문학] 앞에서 소개한 문장이 왜 안 좋은 문장인지 점점 깨닫기 시작하면서,저는 이런 문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뭔가 더 나아진 느낌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신다면, 제가 슬플 겁니다.2015-04-04
-
[인문학] 힘들겠지요. 잘 쓴 글을 보면서, 눈을 정화하세요. 그냥 두면 합병증 생깁니다.2015-04-04
-
[인문학] 뭔 소린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지금 보면 어지러워질 뿐이에요. 문법구조가 틀리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복잡하게 써 보자고 작정한 문장 같네요. 우습네요.2015-04-04
-
[인문학] 왜 안 좋은 글인지 잘 설명해 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지금 다시 이 테마로 글을 쓴다면? 죄송하지만, 이 테마로는 글을 쓰지 않을 겁니다. 제 능력을 넘어요.2015-04-04
-
[인문학] 한 15년 전에는, 제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지금 보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썼는지 끔찍하네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안 좋은 글을 왜 올리냐고요? 유시민의 을 읽고 나니, 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2015-04-03
-
[인문학] 베레비는 또 이렇게 말했죠.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한패가 되는 게 아니라, 한패가 되고 나서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정곡을 찌르는 말 아닌가요?2015-04-01
-
[인문학] 가 보지도 들어 보지도 못한 교회 사진을 이렇게 올리며 갈릴레오의 참회성사를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존재가 은혜라면 은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2015-03-27
댓글목록1
아온님의 댓글
----------하하하 기가 막힌 비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