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밑줄쫙-철학] 현실 : 자아의 소멸
2015-03-24 17:49
4,896
1
0
본문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zYwdzYC3uUc
현실과 환상의 가장 큰 차이는, 현실은 나에게 저항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내 엉덩이 무게에 저항하는 현실의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지만, 환각의 의자에 앉는 것은 불가능하다. 환상은 내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지만, 현실은 내가 원하는 변화에 저항한다. 그래서 현실을 변경하려면 항상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현실에는 공짜가 없다. 환상과 착각은 내가 더 이상 믿지 않으면 사라지지만 현실은 나의 믿음과 관계없이 그대로 현실이다. 내가 없어도 현실은 계속 존재하지만, 나의 환상은 나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나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가설 아래 현실을 내가 없는 우주, '현실=우주-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지각과 의도로부터 독립시키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현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된다. 이성과 과학에 기반한 이런 현실은 결코 아름답거나 포근하지 않다.
-- 김대식. 《김대식의 빅궤스천》. 동아시아. 2014. 86쪽.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
[인문학] [밑줄쫙-문화] 한(恨) : 한국과 아일랜드2015-04-16
-
[인문학] [밑줄쫙-문학] 내 인생의 겨울 연가 : 플랜더스의 개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침묵 : 아기의 침묵과 노인의 침묵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 행복의 쓰임 하나 : 언론의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및 관대함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역사] 역사 : 생물학의 한 조각2015-04-09
-
[인문학] 해방 후 3년 동안의 짧은 역사에 대한 소회2015-04-08
-
[인문학] [많이 나아진 문장 1] 함께읽기의 즐거움 : 신영복 교수의 경어체2015-04-07
-
[인문학] [밑줄쫙-문학] 기록하는 자 : 엄마의 가계부2015-04-06
-
[인문학] 김남일은 시인 신경림의 어린 시절 한 토막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형상화했다.2015-04-06
-
[인문학] 앞에서 소개한 문장이 왜 안 좋은 문장인지 점점 깨닫기 시작하면서,저는 이런 문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뭔가 더 나아진 느낌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신다면, 제가 슬플 겁니다.2015-04-04
-
[인문학] 힘들겠지요. 잘 쓴 글을 보면서, 눈을 정화하세요. 그냥 두면 합병증 생깁니다.2015-04-04
-
[인문학] 뭔 소린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지금 보면 어지러워질 뿐이에요. 문법구조가 틀리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복잡하게 써 보자고 작정한 문장 같네요. 우습네요.2015-04-04
-
[인문학] 왜 안 좋은 글인지 잘 설명해 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지금 다시 이 테마로 글을 쓴다면? 죄송하지만, 이 테마로는 글을 쓰지 않을 겁니다. 제 능력을 넘어요.2015-04-04
-
[인문학] 한 15년 전에는, 제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지금 보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썼는지 끔찍하네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안 좋은 글을 왜 올리냐고요? 유시민의 을 읽고 나니, 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2015-04-03
-
[인문학] 베레비는 또 이렇게 말했죠.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한패가 되는 게 아니라, 한패가 되고 나서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정곡을 찌르는 말 아닌가요?2015-04-01
-
[인문학] 가 보지도 들어 보지도 못한 교회 사진을 이렇게 올리며 갈릴레오의 참회성사를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존재가 은혜라면 은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2015-03-27
댓글목록1
아온님의 댓글
따라서 환경과 나를 분리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저자가 말하는 현실은 현재 나에게 주어진 환경 중에서 물리적 환경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 법칙은 변화하지 않고 남아있을 것이나 그 법칙 자체가 현실은 아니다.
현실은 그 법칙의 지배하에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찰라의 순간을 우리가 지각하는 것이므로
우리의 지각과 의도로 부터 독립시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