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좀 나아진 문장 9] 플라톤의 악영향
본문
통치자를 선발하는 어떠한 방법도 권력 남용을 막는 보증이 되지 못했다. 기원전 4세기 아테네의 플라톤은 사회가 선의의 지배 계급에 의존하는 완벽한 체제를 고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플라톤은 분명 역사상 최고의 작가이자, 가장 위대한 철학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를 좀 더 자세히 보면 민주주의를 싫어하고 스스로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높은 교육을 받은 아테네의 부유한 귀족 계급의 일원이었을 뿐이다. 어떠한 정치 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국가 운영 체제인가 하는 문제를 등장인물들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놓은 <국가>에 나타난 그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모든 권력이 ‘보호자’라고 불리는 철인(哲人) 통치자 계급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습과 교육이 그들의 지적 우월성과 권력을 가질 자격을 보증해 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플라톤이 제시한 이상적인 처방은 거칠고 반동적이며 편협한 것이었다. 검열, 억압, 군국주의, 조직화, 극단적 공산주의, 집산주의, 우생학적 인간관, 우생학적 인간관, 경직된 계급 구조, 국민에 대한 국가의 능동적 기만 같은 것들은 플라톤의 아이디어가 남긴 유해한 영향이다. 플라톤의 이 논리는 그의 탁월한 글재주 때문인지 그 후로 국가의 건설자들에게 꾸준히 호소력을 발휘해 왔다. 엘리트주의자들, 귀족 정치 옹호자들, 당 관료들, 타인을 압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자칭 ‘초인’들은 플라톤이 제시한 ‘보호자’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결국 플라톤의 <국가>를 겨냥한 가장 중요한 비판은 이 책이 전체주의를 위한 처방전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우생학(인종개량학), '고귀한 거짓말‘, 가족의 페지, 예술에 대한 검열로 무장한 국가는 삶의 모든 영역을 침범할 것이다. 플라톤 식의 세상에서, 개인은 국가의 요구에 복종해야만 하며 이런 목적을 위해 모든 종류의 개인적 자유를 희생하도록 요구된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값지게 여기는 우리들은, 플라톤의 비전에서 아무런 매력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
[인문학] [밑줄쫙-문화] 한(恨) : 한국과 아일랜드2015-04-16
-
[인문학] [밑줄쫙-문학] 내 인생의 겨울 연가 : 플랜더스의 개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침묵 : 아기의 침묵과 노인의 침묵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철학] : 행복의 쓰임 하나 : 언론의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및 관대함2015-04-15
-
[인문학] [밑줄쫙-역사] 역사 : 생물학의 한 조각2015-04-09
-
[인문학] 해방 후 3년 동안의 짧은 역사에 대한 소회2015-04-08
-
[인문학] [많이 나아진 문장 1] 함께읽기의 즐거움 : 신영복 교수의 경어체2015-04-07
-
[인문학] [밑줄쫙-문학] 기록하는 자 : 엄마의 가계부2015-04-06
-
[인문학] 김남일은 시인 신경림의 어린 시절 한 토막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형상화했다.2015-04-06
-
[인문학] 앞에서 소개한 문장이 왜 안 좋은 문장인지 점점 깨닫기 시작하면서,저는 이런 문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뭔가 더 나아진 느낌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신다면, 제가 슬플 겁니다.2015-04-04
-
[인문학] 힘들겠지요. 잘 쓴 글을 보면서, 눈을 정화하세요. 그냥 두면 합병증 생깁니다.2015-04-04
-
[인문학] 뭔 소린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지금 보면 어지러워질 뿐이에요. 문법구조가 틀리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복잡하게 써 보자고 작정한 문장 같네요. 우습네요.2015-04-04
-
[인문학] 왜 안 좋은 글인지 잘 설명해 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지금 다시 이 테마로 글을 쓴다면? 죄송하지만, 이 테마로는 글을 쓰지 않을 겁니다. 제 능력을 넘어요.2015-04-04
-
[인문학] 한 15년 전에는, 제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지금 보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썼는지 끔찍하네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안 좋은 글을 왜 올리냐고요? 유시민의 을 읽고 나니, 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2015-04-03
-
[인문학] 베레비는 또 이렇게 말했죠.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한패가 되는 게 아니라, 한패가 되고 나서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정곡을 찌르는 말 아닌가요?2015-04-01
-
[인문학] 가 보지도 들어 보지도 못한 교회 사진을 이렇게 올리며 갈릴레오의 참회성사를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존재가 은혜라면 은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2015-03-27
댓글목록1
아온님의 댓글
플라톤이 들으면 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사실 플라톤 이전에는 철학이랄 것이 없었습니다.
철학의 정의는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세상을 설명하는 학문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은 왜 이렇게 존재하며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세상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며 또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등등...
프라톤은 본질주의자입니다.
만물에는 본질이 있다고 생각했지요.
즉 설계도가 있다는 말입니다.그걸 이데아라고 표현했지요.
그리고 지금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그 설계도에 따라 초월적인 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질료를 가지고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플라톤에게는 신과 설계도 그리고 재료가 모두 독립적입니다.
그에게 있어 철인이란 이 설계도 즉 이데아를 감지할 수 있는 자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원형을 알 수 있기에 다른 불완전한 변종들을 통치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법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사상은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서구의 합리주의자들로 이어졌지요.
그런데 이 사상을 따르면 모든 사물은 이미 원형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발전 내지는 창조가 불가능하고
그저 원형 즉 본질이 무엇이냐가 중요해 집니다.
따라서 과학적 발전이나 진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고, 언급하신 온갖 지랄같은 일들이 발생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