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좀 나아진 문장 11] 애덤 스미스의 논리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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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는 과세를 자유의 위반 행위이자 시장의 자연스러운 작동을 왜곡하는 악으로 보았다. 그는 인간의 사욕이 공익에 봉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업자, 양조업자, 제빵업자들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사익 추구 때문이다. 이러한 이기심과 탐욕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은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사람들의 수요에 거의 일치되게 제공하게 된다”라고 애덤 스미스는 선언했다. 계몽된 이기심이라는 아이디어는 탐욕이 선(善)임을 당당하게 선언한 것이다. 상인과 돈놀이꾼들은 싸게 구입하고 비싸게 판매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봉사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논리의 결함이었다. 부가 부자에게서 가난한 사람에게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낙천적인 관점은 잘못되었음이 증명되었다. 19세기의 산업 혁명과 20세기의 ‘지식 경제’는 계급 또는 국가 간에 커다란 빈부 격차를 만들었다. 또한 시장 참여자들이 최선의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리라는 기대는 지나친 낙관이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합리적이거나 일관성 있게 행동하기보다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시장은 예측이 어려운 도박판과 비슷하다. 그 예측 불가능성이 실패와 파산, 불안과 공포를 낳았다. 실제로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은 광의의 도덕철학에 속하는 초경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즉 경제와 윤리가 자연스럽게 상생(相生)의 길을 갈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 성격 말이다. 인간주의와 물질주의의 조화로운 결합에 대한 이상이 폐기됐다고 비관하긴 이르지만 통제되지 않는 시장과 지나치게 통제되는 시장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고 있는 세계 경제의 앞날이 그다지 밝은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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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아온님의 댓글
신비롭지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어 만인을 이롭게 만드는 마치 신의 섭리와 같은 기능을 하지요.
하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각 경제 주체들이 평등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 이익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외부의 개입은 절대 있으면 안되고,
또한 삶에 필수적인 물품들의 재료는 항상 시장에 있어야 하고 풍부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조건이 더 필요합니다만...
어쨌든 보이지 않는 손은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시장에서만 작동하는 물건이지요...
마치 실험실에서만 할수있는 물리나 화학 실험 같은 것입니다.
어쨌든 법칙은 법칙이지요... 제한된 조건 하에서만 동일한 결과를 내놓는 물리 법칙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