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무등을 보며: 서정주
2013-10-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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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山)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靑山)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午後)의 때가 오거든,
내외(內外)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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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저 눈부신 햇빛속에서 걸어나오는
나의 친구를 보았는가?
나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라네
기쁠때나 아플때나
내곁을 꿋꿋히 지켜내준
나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라네
외로움이여
나를 방해하지 마오
내곁에는 나에게서 소중한 친구가 있다네
그가 위험에 빠졌을때
내 목숨을 버리더라도
그는 나에게서 없어서는 안되네
그 누구보다도
나의 친구는 소중하네
나는 그를 내 마음속에
영원히 영원히
기억하고 있을것이오
아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