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2013-11-0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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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 오는 삶의 아픔
살아 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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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새벽 뒷골목
네 이름을 나의 마음속에 쓴다
민주주의이시여
당신을 잊은지 너무 너무나도 오래되었구나
타는 목마름의 기억속에
네 이름 남 몰래 나의 마음속 깊이 쓴다
민주주의이시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 어딘가에
남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것같은
민주주의이시여
우리들의 자유와 평화
그동안의 삶의 아픔을
한순간으로 떨쳐 버리리라
서툰 솜씨이지만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 판자에
백묵으로 써봅니다
민주주의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