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늘도 버리지 못했다: 김수열

2013-06-11 15:37
14,336
0
0
본문
닳고닳아 더는 신을 수 없어
신발장 구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한갓 쓰레기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나를 데리고 걸어온 숱한 길을 생각하면
살아온 날들조차 폐기처분되는 것 같아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가야할 길만을 걸어온 것도 아닌데
가고 싶지 않은 길도 가고
가서는 안 될 길을 간 적도 많은데
그래도 나를 데리고 온 길이
한순간에 지워질 것 같아
여태껏 버리지 못했다
어쩌다 술자리에서 바꿔 신었을지라도
그 사람이 걸어온 당당함 혹은 비틀거림이
나로 하여 사라질 것만 같아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신발장을 열 때마다 아내는
신지도 않는 걸 왜 모셔 두냐며 핀잔이지만
때가 되면 버린다 얼버무릴 뿐
언제 버려야 하는지
꼭 버려야만 하는지
나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
[마루밑다락방의 서고] 초승에 뜨는 달은 ‘초승달’이 옳다. 물론 이 단어는 ‘초생(初生)’과 ‘달’이 합성한 경우이나, 어원에서 멀어져 굳어진 경우 관용에 따라 쓴다는 원칙에 따라, ‘초승달’이 올바른 표현이다. 마치 ‘폐렴(肺炎), 가난(艱難)’ 등과도 같은 경우이다.2015-05-25
-
[인문학] 아일랜드... 예이츠의 고향. 가장 늦게 도달한 기독교(카톨릭)에 가장 심취하였고 중세 수도원 운동이 크게 부흥하여 역으로 대륙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곳... 중국보다 성리학에 더 미쳤던 한국..자본주의의 실험재료가 되어, 자국의 식량이 부족하여 백성은 굶어죽는데도 영국으로 식량을 수출해야 했던 나라. 맬더스 인구론의 근거가 됐었고..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분단의 아픔을 격고 있는 나라.. 참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2015-04-16
-
[인문학] 러셀... 현대의 소크라테스...2015-04-15
-
[인문학]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대가를 치른 후였다.-------------전이겠지요.2015-04-09
-
[인문학] 신영복 교수... 진정 겸손한 글을 쓰는 분이지요.소외 당한 자, 시대의 약자들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분이고. 그들을 대변 또는 위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들 중의 하나이지요.2015-04-08
-
[인문학] 좋군요....2015-04-07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