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석류 : 정지용
2013-11-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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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장미 꽃처럼 곱게 피어 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쪼개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두 알 맛보노니,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금붕어처럼 어린 녀릿녀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해 시월 상달, 우리 둘의
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어니.
작은 아씨야, 갸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네 가슴에 졸음 조는 옥토끼가 한 쌍.
옛 못 속에 헤엄치는 흰 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외롭고 가볍게 스스로 떠는 은실 은실,
아아 석류알을 알알이 비추어 보며
신라 천년의 푸른 하늘을 꿈꾸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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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그녀를 보았더냐?
그녀는 앵두마냥 빨간 입술을 가졌고
루비보석처럼 빨간 석류열매를 좋아했지
나도 그녀가 잘 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네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
말 한마디도 못하고
피하기만 했어
하지만 그것이 첫사랑이자 마지막사랑이 될줄이야
나도 몰랐어..
미안하오 그리고 사랑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