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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의 서고

[시] 겨울 포플라 : 홍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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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몰라
한겨울 얼어붙은 눈밭에 서서
내가 왜 한 그루 포플라로 변신하는지

내 나이 스무 살 적 여린 가지에
분노처럼 돋아나던 푸른 잎사귀
바람에 귀 앓던 수만 개 잎사귀로 피어나는지

흥건히 아랫도리 눈밭에 빠뜨린 채
침몰하는 도시의 겨울 일각(一角)
가슴 목 등허리 난타하고
난타하고 등 돌리고 철수하는 바람
바람의 완강한 목덜미 보며
내가 왜 끝내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모든 집들의 창은 닫히고
닫힌 창 안으로 숨들 죽이고
눈물도 마른 잠에 혼불 끄는데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라로 떨고 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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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0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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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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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내내 그 쓸쓸함을 느꼈다... 춥고.. 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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