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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의 서고

[시] 세월이 가면 :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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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사람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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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0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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