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강에 삽을 씼고 : 정 희성 > 아온의 서고

본문 바로가기

아온의 서고

[시] 저문 강에 삽을 씼고 : 정 희성

본문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 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865
경험치 0
[레벨 1] - 진행률 0%
가입일
2013-05-11 07:36:22
서명
미입력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적용하기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