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인물 또는 사건] 몽골의 정복 전쟁 : 금나라 3
본문
1211년 성공적인 강도질을 마치고 초원으로 귀환한 징기스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선 막대한 전리품에 흐뭇했을 것이고... 말 40만마리...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다.
금나라가 생각보다 만만한 것에 안도했을 것이고...
굶어죽으나 맞아죽으나의 심정으로 선빵을 날렸는데 상대가 맥없이 쓰러지니 흐믓하기보다는 황당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복속받은 거란족은?
입이 하나 더 느는 면은 있으되 어차피 털어서 먹고 사는 생활이니까 부족한 전사의 수를 늘려주는 흐뭇한 일이었을 것이다.
초원의 민족이라는게 혈연과는 무관한 문화 공동체이므로 강도질로 먹고사는 것에 동의만 하면 거란족도 한 민족이다... 뭐..이렇게 속편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만만한 싹을 본 징기스칸은 금나라를 홀랑 벗겨먹을 생각을 했는지 다음 해에도 약탈에 나선다.
이때도 점령이 목적은 아니었다. 아마도 작년에 못털은 중도가 아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쉽지가 않았다.
중도까지는 가보지도 못하고 산서 북부인 서경에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역시나 공성전이 문제가 되었다.
금나라야 말도 없고 하니 야전은 냅두고 성에 매달렸겠지만
마적질이 본업인 몽골군에게 방비가 잘된 성은 닭이 올라가 있는 지붕이나 마찬가지이다.
서경 공략전에서 멀거니 성을 바라보던 징기스칸이 활에 맞는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얼마나 다쳤는지는 모르겠으나 많이 다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두 번 맞아본 것도 아니고...제베가 쏜 화살에는 죽을뻔 했었다...
그런데 징기스칸은 초원으로 귀환하였다.
왜 그랬을까?
공성전의 어려움을 느끼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퇴각하였다? ...아닐 것이다...새삼스럽게 무슨...징기스칸은 그렇게 근성없는 인간이 아니다.
도적질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을 것이다.
금나라가 몽골에게 박살나는 꼴을 본 요동의 거란족이 반란을 일으키고 몽골에 동맹을 요청하여 온 것 이다.
징기스칸은 즉시 동맹을 맺고 제베를 파견하여 요양성을 함락시키는 등 야율뭐뭐의 독립을 돕는다.
거란족...발해도 망가뜨리고 금나라도 얘들 땜에 망한거나 마찬가지고 말갈하고 천적관계인 모양이다...
야율은 거란의 황성이다.
아무튼 징기스칸은 금나라를 삼면에서 압박할 수 있게 되었다.
서쪽은 괴뢰국 서하, 동쪽은 신생 거란국...
송나라까지 포함하면 금나라는 완전 포위되었다.
1212년 100만 거지떼의 왕초가 국제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한 해이다.
어어하는 사이에 이 지경이된 금나라는 황당했을 것이다.
망조가 들었다 해도 이리 갑작스럽게 망가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고 썩어도 준치...금나라가 반격에 나섰다.
1213년 춘삼월 요동으로 진격한 것이다.
근데 졌다...음
그래서 금나라는 대장을 바꾸고 재공격을 하였으나 또 졌다.
그런데 재공격 때의 패장 포선만노는 진 주제에 반란을 일으켜 독립해 버린다
대진국이다....에휴..금나라 되는게 없다.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되면 필연적으로 정권이 불안해지기 마련이라..
중도에서는 쿠데타가 발생해 영제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쿠데타는 다시 쿠데타를 부르고...
이 꼴을 본 징기스칸은 신생 거란국을 완전히 복속시키고
1213년 가을 대대적인 침략을 감행하여 금나라 전역을 유린하고 중도를 포위한다.
이때 금나라는 전력을 다해 방어를 하였으나 숫자만 가지고 막기에는 몽골 도적떼는 너무 사나웠다.
1214년 초 중도는 완전히 봉쇄되었고 튼튼한 성에 의지해 버티기에는 앞날이 너무 암담하였다.
금나라는 결국 항복을 선택한다.
징기스칸의 전략은 금의 멸망이 아니고 약탈과 위협 제거였으므로 금나라에 굵직한 빨대를 꼽는 것으로 만족하고 엄청난 전리품을 챙겨 초원으로 귀환한다.
금나라가 서하 꼴이 난 것이다.
그런데 금나라는 몽골이 물러가자 마자 하남성의 개봉으로 천도를 단행한다.
연경이 몽골과 너무 가깝고 천연의 방벽이 없으므로 불안하였을 것이다.
타당한 생각이었으나 망조가 들면 되는 일이 없는 법... 천도를 호위하던 병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몽골에 붙어버린 것이다.
이때 반란을 일으킨 병사들도 거란족들이라고 하는데...
이 놈들이 원래 부터 몽골과 교감이 있었는지 아니면 일찍부터 몽골에 붙어 잘나가는 동족들이 부러웠는지는 모르지만
천도 행렬에서 이탈하여 중도를 공격하며 몽골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징기스칸은 금의 행태에 대노하였다 한다..근데 이게 대노할 일인가?...
대노했다기 보다는 아예 싹을 없애기로 마음 먹었을 것이다.
금에 대한 트라우마는 몽골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니...
금이 다시 강해질까봐 겁나기도 하였을 것이고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못 털은 중도를 털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랬을 것이다.
징기스칸은 바로 군대를 파견하여 중도를 함락시키고 철저히 파괴하는 한편 천도한 수뇌부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였다.
그러나 천도한 개봉이 과연 명당자리라 함락시키지는 못하였다.
몽골군이 물러간 후 금나라는 북경성을 제외한 여러 성을 되찾았으나...
이미 꺼져가는 촛불이요 기울어진 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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