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인물 또는 사건] 몽골의 정복전쟁 : 호라즘
2014-08-11 14:53
12,244
0
0
본문
호라즘 왕조..
1077년 호라즘 지역에서 발원한 서아시아의 이슬람 왕조이다.
튀르크계 왕조로서 페르시아 문화권에 속한다
원래 셀주크 제국의 속국이었으나 서요의 전성기에는 서요에도 복속되었다.
이후 세력을 키워 이란 지역을 장악했으며 고르 왕조와 카라한 왕조, 서요를 차례로 공격하여
트란스옥시아나, 아프가니스탄 지역까지 정복하며 동부 이슬람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
징기스칸이 서요의 동쪽 반을 차지하고 있던 나이만의 쿠출룩을 패망시키고
호라즘 제국과 접촉하게 되었을 때 호라즘은 최대 판도를 이룩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금나라와 전쟁 중이었던 징기스칸이 잘나가는 호라즘과 전쟁을 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당대 최강국을 다투는 두 나라와 동시에 전쟁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그래서 교역을 위한 상단을 파견했는데...
오트라르 영주 이날추크가 징기스칸이 보낸 사신과 무슬림 대상들을 학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자세한 사정이야 알 수 없으나...
별볼일 없는 상품을 정주민들에게 강매하는 유목민들의 습성에 열받은 게 아닐까?
중국인들은 약탈 방지를 위해 울며겨자 먹기로 비싸게 사주었지만 호라즘은 그럴 이유가 없었을테니 말이다.
어쨌든 징기스칸은 열받았을 게 분명하고 당연히 항의 사신을 보냈다.
그런데...
전직 도적놈들이 예의를 알 리 없고...항의 사신이 고분고분 했을 리는 없고..
모함마드 2세도 신생국 몽골정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사신들 중 일부는 죽이고 일부는 수염을 깎는 모욕을 준 뒤 돌려보냈다.
사신이 이슬람교도였던 모양이다...이슬람 남자는 수염이 강제로 깍이면 고자라도 된 것처럼 길길이 뛴다...이상헌 놈들...
수염깍인 놈이 징기스칸에게 미주알 고주알 일러바치며 복수해달고 청을 한다.
징기스칸 참 곤란했겠다....
이 꼴을 본 징기스칸은 격노하여 바로 정벌군을 끌고 호라즘을 혼내주러 갔다고 하는데....
무슨 조폭 두목도 아니고...
이 때 징기스칸은 금나라를 때려부수고 있는 중이었고, 호라즘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정만 가지고 전쟁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자니 복속한 부족민 하고 전사들한테 가오가 안서는 것은 물론, 큰 힘 안들이고 날로 먹은 서요도 뺏길 것같고.
두목이 만만해 보이면 바로 기어오르는게 도적놈들의 생리이니 그것도 걱정되었을 것이고..
격노보다는 원망스러운 심정이 먼저 였을 것이다.
징기스칸은 금나라 정벌은 무칼리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고 전병력을 동원하여 호라즘을 공격한다.
진퇴양난의 형국에서 에라...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의 심정이 아니었까?
그런데 얘들도 눈딱감고 날린 선빵에 맛이가 버린다.
징기스칸이 전병력을 끌고 특유의 기동력으로 공격하자 호라즘은 금나라의 재판이 되고 만 것이다.
호라즘의 핵심도시들은 바로 무너졌으며 모함마드 2세는 엉겹결에 수도까지 내주고 도주하였다.
징기스칸은 안도했을까? 기고만장했을까?
알 수야 없지만 자신감 만큼은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모 아니면 도의 심정으로 전재산을 던진 도박패가 번번히 성공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자기라는 사실...하..부럽다...
몽골군....
몇년간의 금나라 침공을 통해 팀웍도 완벽해졌고 공성전 수업도 착실히 받았고...
이젠 야전, 공성전 할 것없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군대가 되어 있었다.
이란 서부 지역으로 돌면서 병력을 모아 보려던 모함마드 2세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카스피해의 한 섬에서 병에 걸려 죽었다.
모함마드 2세를 쫓던 몽골의 추격대는 추격 도중 러시아인들의 땅까지 도달하는데 이것이 러시아와 몽골의 첫 대면이었다...러시아.. 240년간의 악몽이 싹을 티웠다.
도주 중에 왕위를 계승한 모함마드 2세의 아들 잘랄 웃 딘은
아프간 지역에서 병력을 충원한 후 카불 근교의 파르완에서 몽골군을 격파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징기스칸이 직접 군대를 몰아 추격해 오자 대항을 포기하고 인도 방면으로 도주하였다.
현명한 선택이었으나 결국 인더스 강변에서 따라 잡혀 몽골군에게 궤멸당하였다...몽골군은 원래 빠르다...쩝
잘랄 알 딘 본인은 간신히 탈출해 인도에서 세력을 모아 난리를 치다가 이란으로 건너가서,
몽골군이 일시 철수한 틈을 타 분열되어 있던 이란 일대의 군소 영주들을 복속시켰으나
다시 몽골에 패하였고..
아제르바이잔을 점령하여 새로운 거점으로 삼았으나
몽골군이 아제르바이잔마저 점령하는 바람에 다시 도주하던 중, 쿠르드인 노상강도에게 살해당하였다.
참으로 파란 만장한 인생의 끝이었다.....음...
1231년..징기스칸이 죽은지 4년만의 일이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
[마루밑다락방의 서고] 초승에 뜨는 달은 ‘초승달’이 옳다. 물론 이 단어는 ‘초생(初生)’과 ‘달’이 합성한 경우이나, 어원에서 멀어져 굳어진 경우 관용에 따라 쓴다는 원칙에 따라, ‘초승달’이 올바른 표현이다. 마치 ‘폐렴(肺炎), 가난(艱難)’ 등과도 같은 경우이다.2015-05-25
-
[인문학] 아일랜드... 예이츠의 고향. 가장 늦게 도달한 기독교(카톨릭)에 가장 심취하였고 중세 수도원 운동이 크게 부흥하여 역으로 대륙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곳... 중국보다 성리학에 더 미쳤던 한국..자본주의의 실험재료가 되어, 자국의 식량이 부족하여 백성은 굶어죽는데도 영국으로 식량을 수출해야 했던 나라. 맬더스 인구론의 근거가 됐었고.. 영국의 식민지였으며 분단의 아픔을 격고 있는 나라.. 참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2015-04-16
-
[인문학] 러셀... 현대의 소크라테스...2015-04-15
-
[인문학]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대가를 치른 후였다.-------------전이겠지요.2015-04-09
-
[인문학] 신영복 교수... 진정 겸손한 글을 쓰는 분이지요.소외 당한 자, 시대의 약자들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분이고. 그들을 대변 또는 위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가들 중의 하나이지요.2015-04-08
-
[인문학] 좋군요....2015-04-07
-
[인문학] 과학이 본연의 임무대로 오류들을 이리저리 쳐내가다 보니 알맹이가 하나도 안 남은 형국이되었습니다. 그러니 과학 때문에 목적을 상실했다는 말이 나왔고, 도구에 불과한 과학이 미움을 받는 묘한 지경이 되었습니다만... 그게 과학의 잘못은 아니지요. 만들어진 요리가 맛이 없는게 잘드는 칼의 잘못입니까? 재료가 형편없었던 까닭이지요.2015-04-05
-
[인문학] 물론 ‘목적 없는 세계’라는 아이디어가 ‘신앙의 부재’와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는지 회의를 주는 세계는 신앙심을 약화시키는 무신론을 철저히 방조하고 있음엔 틀림없는 것 같다. -------------음... 아직 옛날 습관이 남아있는 어투이군요...전지전능의 무한자는 인간이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즉 불가지의 존재이지요. 이 불가지의 존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도 당연히 불가지입니다. 과학은 이 불가지의 세계를 다루지 않습니다. 그랫다가는 오컴에게 면도날로 난도질 당합니다. ㅋㅋㅋ2015-04-05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