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 안도현 > 아온의 서고

본문 바로가기

아온의 서고

[시] 돼지 : 안도현

본문

저 돼지 한 마리                

멱살 잡힌 채 정육점 입구까지 끌려온 돼지 한 마리

구차한 기색이란 없다

오히려 당당해 보인다

꼭꼭 닫아두었던 가슴 열어제치고

먹는 데 골몰하던 거추장스런 큰 머리 떼어내고

다시는 기어다니지 않겠다고 발목도 떼어내고

올림픽 높이뛰기 선수처럼

뛰어오른다 경쾌하게

이 못된 세상 박차고 뛰어오른다

꿀꿀거리지도 않는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1,340
경험치 120
[레벨 1] - 진행률 60%
가입일
2013-05-11 07:36:22
서명
미입력

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