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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의 서고

[시] 생명의 서 1장: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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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번 뜬 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虛寂에

오직 아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을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悔恨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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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0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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