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 아온의 서고

본문 바로가기

아온의 서고

[자작시] 그믐달

본문

금빛으로 벼린 달이 위태롭게 걸려있는
시커먼 하늘 아래로 겨울 까마귀가 지나고

가을에 겨워 제 잎을 뚝 뚝 떨구던 나뭇가지는
눈가루 섞인 쌩한 바람에 아픈 소리를 낸다.

걸음마다 놓인 추억의 긴 그림자는
어둠 가득한 정자로 향하고

난간에 걸터앉아
모퉁이에 도사린 길고양이에게 말을 건넨다.

찬바람이 영글어 하얗게 맺힌 아침
아린 눈을 찌르는 햇살을 저주하며
마지막을 시작한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1,282
경험치 106
[레벨 1] - 진행률 53%
가입일
2013-05-11 07:36:22
서명
미입력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