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 아온의 서고

본문 바로가기

아온의 서고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본문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져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 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1,282
경험치 106
[레벨 1] - 진행률 53%
가입일
2013-05-11 07:36:22
서명
미입력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