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 굳이 잠긴 잿빛의 문을 열고 나와서 하늘가에 머무른 꽃봉오릴 보아라. 한없는 누에실의 올과 날로 짜 늘인 채…
시 나무들을 열어놓는 새소리 풀잎들을 물들이는 새소리의 푸른 그림자 내 머릿속 유리창을 닦는 심장의 창문을 열어놓는 새소리의 저 푸른 통로 풀이여 …
시 내가 말했잖아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사랑하는 사람들은,너, 나 사랑해?묻질 않어그냥, 그래,그냥 살어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말…
시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시 고운 꽃 싱그러운 풀냄새 사이로 청아한 새소리에 이끌려 끊어질듯 이어진 길 문득 둥글게 솟아나 햇살 속에 하얗게 빛나네 돌틈의 맑은 물 입 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