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평해 오일장 끄트머리 방금 집에서 쪄 내온 듯 찰옥수수 몇 묶음 양은 솥 뚜껑째 젖혀놓고 바싹 다가앉은 저 쭈그렁 노파 앞 둘러서서 입맛 흥정하…
시 잠든 잎새들을 가만히 흔들어봅니다 처음 당신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날처럼 깨어난 잎새들은 다시 잠들고 싶어합니다 나도 잎새들을 따라 잠들고 싶…
시 영산홍 꽃잎에는 山이 어리고山자락에 낮잠 든 슬픈 소실댁(小室宅)소실댁(小室宅) 툇마루에놓인 놋요강山 너머 바다는 보름사리 때소금 발이 쓰려서 …
시 저 꽃들이 회음부로 앉아서 스치는 잿빛 새의 그림자에도 어두워진다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것들 나는 꽃나무 앞으로 조용히 걸어나간다 소…
시 촛불!심지에 불을 붙이면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출발하는 것이다.어두움을 밀어내는그 연약한 저항누구의 정신을 배운조용한 희생일까.존재할 때이미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