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
시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마침내 남은 한 잎이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나도 그만 눈을 감네
시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
시 그럼 네가 무엇이냐 거지요 거지면 더더욱 좋다. 거지, 문둥이, 시라이, 양아치, 비렁뱅이 다합쳐서 우범오적(五賊)이란 너를 두고 이름이다. 가…
시 내 사랑하는 것이 때로는 역겨워 짜증이 나기도 하였지요 흐드러진 꽃나무가 머리맡에 늘어져 있었어요 내 사랑하는 것이 때로는 역겨워 얼어붙은 거리…
시 순이야. 영이야. 또 돌아간 남아. 굳이 잠긴 잿빛의 문을 열고 나와서 하늘가에 머무른 꽃봉오릴 보아라. 한없는 누에실의 올과 날로 짜 늘인 채…
시 고운 꽃 싱그러운 풀냄새 사이로 청아한 새소리에 이끌려 끊어질듯 이어진 길 문득 둥글게 솟아나 햇살 속에 하얗게 빛나네 돌틈의 맑은 물 입 대어…
시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시 귀한 분 영전에슬픈 향 한 대 사르고 두손 마주 잡고 깊숙이 올리는 아픈 마음 두 눈 가득 머금은 그대의 회한을 감히 마주하지 못하고 어눌하게 …
시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시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
시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
시 내게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내 눈 속에서 그 말을 보지 못한다면 혹은 내 손길에서 그 말을 느끼지 못한다면, …
시 -춘향의 말 하나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나무와 베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
시 까닭 없이 외로울 때는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그대 조용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