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시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靑龍) 흑룡(黑龍)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시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
시 枯葉 푸르름도 찬란함도 모두 잊고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색채로 앙상한 가지 흔들릴 때 같은 몸짓으로 긴긴 겨우내 매달려 간밤 모진 바람에도 떨어…
시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
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시 보리 피리 불며봄 언덕고향 그리워피 ― ㄹ 닐니리보리 피리 불며꽃 청산어린 때 그리워피 ― ㄹ 닐니리보리 피리 불며인환의 거리인간사 그리워피 ―…
시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푸른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언 땅에 그대 묻고 …
시 1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
시 13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適當하오.) 第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第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4의…
시 이제 바라보노라.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온 겨울을 떠돌고 와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눈 내리는 풍경세상…
시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세찬…
시 아버지가 밭갈이하시는 시냇가 언덕에나는 동생과 나란히 앉아버들피리를 불었지요.삘릴리 삘릴리버들피리를 불었지요. "이랴 낄낄, 이랴 낄낄."소 몰…
시 전생에 나는 그대 문 앞에 서 있던 한 그루 나무일지 모른다. 흔들면 우수수 잎새 떨구는 말없는 나무일지 모른다. 다시 태어나도 그대 창가 맴도…
시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걷고플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