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
시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나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旅行이라…
시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
시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
시 가는 봄같이 가는 봄같이 누이는 바람 강 건너듯 시집가고 강가까지 따라 나와 강물에 발을 적시며 손을 흔드는 노랑 풀꽃 큰 누이 작은 누이
시 어젯밤엔 그대 창문 앞까지 갔었네 불 밖에서 그대 불빛 속으로 한없이 뛰어들던 눈송이 송이 기다림 없이 문득 불이 꺼질 때 어디론가 휘몰려 가던…
시 바람이 분다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 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고 보고 아아, 임이여 잡은 손을 차…
시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시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잎들이 지고 있읍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시 물론 나는 알고 있다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 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낮…
시 바람은 어느날 나에게 <미와 음의 무형한 체온으로>병실을 찾아와서 이야기하였다. 바람……꽃밭으로 넘어가는 머언 먼 목소리. 다시는 들…
시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시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황금의 꽃…
시 떠난다고 하기에 떠나라 했습니다.가는 걸음 멈춰선 시간모두 가지고 떠나라 했습니다.늙어가는 햇살에 휘감기는저 둥근 것은 그리움의 집붉은 옷소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