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969년 겨울, 일월 십일 아침,여덟시가 조금 지날 무렵이었다.그날은 내 생일이었다그리고 마당 가득 눈이 내렸다 내가 아직 이불 속에 있는데 …
시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靑龍) 흑룡(黑龍)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시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 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시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밝은 등불이 되라
시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
시 빈 산아무도 더는오르지 않는 빈 산해와 바람이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아아 빈 산이제는 우리가 죽어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저 아득한…
시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
시 닳고닳아 더는 신을 수 없어 신발장 구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한갓 쓰레기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나를 데리고 걸어온 숱한 길을 …
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그립고 아쉬움…
시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바람이 불고 가을이 …
시 조국(祖國)을 언제 떠났노,파초(芭蕉)의 꿈은 가련하다.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소낙비…
시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하늘을 보…
시 내 영혼은 낙엽 차고 또 차오르며 하늘 높이 날으고도 싶지만 그대 어깨를 스치며 발목 깊숙이 또한 내리고도 싶다
시 黃鶴樓崔顥昔人已乘黃鶴去 신선은 황학을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떠난 자리엔 누각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한번 떠난 황학은 다신 돌아오지 않고 白雲…
시 누가 두고 갔나 문 앞에 놓여 있는 국화 한 다발 잠자는 이 깰세라 가만히 탁자 위에 올려두네. 바깥은 때 이르게 싸락눈 내리고 밤내 기다리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