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넓은 들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시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시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
시 눈물 아롱아롱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진달래 꽃비 오는 西域(서성) 三萬里(삼만리).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다시 오진 못하는 巴蜀…
시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너와 헤어져 돌아오는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 쏟아지는데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두점을 치는 소리…
시 얼음장 밑에서도고기는 헤엄을 치고눈보라 속에서도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사막의 고통 속에서도인간은 오아시스의 그…
시 나는 아직도 잊을수 잊을 수가 없다. 그날 강물은 숲에서 나와 흐르리. 비로소 채색되는 유유(悠悠)한 침묵 꽃으로 수장(水葬)하는 내일에의 날개…
시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날으는 눈에 …
시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시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시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그래서 대들보로 쓰…
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시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
시 조국(祖國)을 언제 떠났노,파초(芭蕉)의 꿈은 가련하다.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소낙비…
시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