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결보다 더 부드러운 은빛 날리는가을 하늘 현란한 광채가 흘러양양(洋洋)한 대기에 바다의 무늬가 인다.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천지의 감동 속…
시 가끔은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내가 그대 속에 빠져그대를 잃어버렸을 때나는 그대를 찾기에 지쳐 있다. 하나는 이미 둘을 포함하고둘이 되면…
시 살아갈 날들보다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어떤 때는 자꾸만패랭이꽃을 쳐다본다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타인에 대해또 나 자신에 대해나를 힘들게 한 것은…
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
시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밟는다는 건 웃고 떠들고 마시며 아무렇지도 않게 한 남자를 보낸다는 건 뚜 뚜 사랑이 유산되는 소리를 들…
시 4·19가 나던 해 세밑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반갑게 악수를 나누고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하얀 입김 뿜으며열띤 토론을 벌였다어리석게도 우…
시 좋아라꽃은 자꾸만 피려 피려하고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지바람은 멱살 잡고한사코 길목을 막아서는삼월에는 좋아라젊은 봉오리들 발돋움 서성이며첫나들이 …
시 한 장의 낙엽을 보며 내 걸어온 날들을 생각합니다. 꽃이 되기 전의 씨앗 그리고 잎이 되기 전의 새순같이 우리는 모두 눈부신 날들이 있었습니다.
시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시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그 여름 나는 …
시 내 아이를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자신을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는 용기를 주시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시 너를 보내고 또 나를 보낸다. 찬바람이 불어 네 거리 모서리로 네 옷자락 사라진 뒤 돌아서서 잠시 쳐다보는 하늘 내가 나를 비쳐보는 겨울 하늘 …
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시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샛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