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누가 두고 갔나 문 앞에 놓여 있는 국화 한 다발 잠자는 이 깰세라 가만히 탁자 위에 올려두네. 바깥은 때 이르게 싸락눈 내리고 밤내 기다리던 …
시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
시 저 꽃들이 회음부로 앉아서 스치는 잿빛 새의 그림자에도 어두워진다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것들 나는 꽃나무 앞으로 조용히 걸어나간다 소…
시 귀한 분 영전에슬픈 향 한 대 사르고 두손 마주 잡고 깊숙이 올리는 아픈 마음 두 눈 가득 머금은 그대의 회한을 감히 마주하지 못하고 어눌하게 …
시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