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신 이들의 헐떡이던 숨결로곱게 곱게 씻기운 꽃이 피었다.흐트러진 머리털 그냥 그대로,그 몸짓 그 음성 그냥 그대로,예사람의 노래는 여기 있어라…
시 오늘밤 달이 높이 뜨고 올 들어 처음 소쩍새가 웁니다 이 산 저 산에서 이 산 저 산 하며 웁니다 슬픔인지 기쁨인지 아련하여 멍멍한 귀를 닦습니…
시 어젯밤엔 그대 창문 앞까지 갔었네 불 밖에서 그대 불빛 속으로 한없이 뛰어들던 눈송이 송이 기다림 없이 문득 불이 꺼질 때 어디론가 휘몰려 가던…
시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가을입디다.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오래 …
시 그대가 병을 이기지 못하였다, 병한테 손들어버린 그대를 하직하고 돌아오는 십일월 길은 보도마다 빈손으로 허공을 어루만지며 낙엽이 한꺼번에 져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