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마음 없이 살고 싶다.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마음 비우고가 아니라그…
시 내게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내 눈 속에서 그 말을 보지 못한다면 혹은 내 손길에서 그 말을 느끼지 못한다면, …
시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 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시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세찬…
시 낙엽들이 다 지고 가을이 산 너머로 떠나 버려도 우리가 깊이 외로워하지 않는 것은 설탕 같은 순백의 눈 내리는 겨울이 오고 있기 때문 사랑하는 …
시 1969년 겨울, 일월 십일 아침,여덟시가 조금 지날 무렵이었다.그날은 내 생일이었다그리고 마당 가득 눈이 내렸다 내가 아직 이불 속에 있는데 …
시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 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즘승을 쫓는 깽제미 소…
시 까닭 없이 외로울 때는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그대 조용히 나…
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
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
시 바람은 어느날 나에게 <미와 음의 무형한 체온으로>병실을 찾아와서 이야기하였다. 바람……꽃밭으로 넘어가는 머언 먼 목소리. 다시는 들…
시 활딱 벗고 빨래했구나 저 산골자구니 오늘밤 감기 들어 동침하고 싶어라
시 저건 하늘의 빈털터리꽃 뭇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永遠한 모습 통틀어 무게 없어 보이니 흰색 빛깔로 上空 수놓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