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
시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
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
시 산새도 오리나무우에서 운다.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嶺넘어 갈려고 그래서 울지.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오늘도 하룻길칠팔십리돌아서서 육십리는 가…
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이다지도 욕될까.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만(滿) 이…
시 좀좀좀좀 한상순 잠 좀 자라 공부 좀 해라 내방청소 좀 해라 제발, 뛰지 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텔래비전 좀 그만봐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엄…
시 창을 사랑한다는 것은,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눈 부시지 않아 좋다.창을 잃으면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명랑은 우리에게오늘의 뉴스다.창을 닦…
시 호수는 커다란 비취 물 담은 하늘 산산한 바람은 호젓한 나뭇잎에 머물다 구름다리를 건너 이 호수를 불러 온다 아른거리는 물무늬 나는 한 마리의 …
시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
시 저 돼지 한 마리 멱살 잡힌 채 정육점 입구까지 끌려온 돼지 한 마리 구차한 기색이란 없다 오히려 당당해 보인다 꼭꼭 닫아두었던 가슴 열어제치고…
시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시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가져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 앉아 토론한 …
시 장미 한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
시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바쁜 사람들도굳센 사람들도바람과 같던 사람들도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어린 것들을 위하여난로에 불을 피우고그네에 작은 못…
시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