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
시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
시 산길 그 길이 험하고 거칠게 높아도,누군가 내가 지나온 길,그 길을 따라서 함께 할 수 있다면,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가끔씩 …
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
시 누가 두고 갔나 문 앞에 놓여 있는 국화 한 다발 잠자는 이 깰세라 가만히 탁자 위에 올려두네. 바깥은 때 이르게 싸락눈 내리고 밤내 기다리던 …
시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
시 저 꽃들이 회음부로 앉아서 스치는 잿빛 새의 그림자에도 어두워진다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것들 나는 꽃나무 앞으로 조용히 걸어나간다 소…
시 枯葉 푸르름도 찬란함도 모두 잊고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색채로 앙상한 가지 흔들릴 때 같은 몸짓으로 긴긴 겨우내 매달려 간밤 모진 바람에도 떨어…
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
시 닳고닳아 더는 신을 수 없어 신발장 구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한갓 쓰레기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나를 데리고 걸어온 숱한 길을 …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 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그립고 아쉬움…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랴오강냉이가 익걸랑함께 와 자셔도 좋소…
시 떠난다고 하기에 떠나라 했습니다.가는 걸음 멈춰선 시간모두 가지고 떠나라 했습니다.늙어가는 햇살에 휘감기는저 둥근 것은 그리움의 집붉은 옷소매 …
시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하늘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