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시 1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
시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靑龍) 흑룡(黑龍)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시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 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시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
시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
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시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푸른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언 땅에 그대 묻고 …
시 보리 피리 불며봄 언덕고향 그리워피 ― ㄹ 닐니리보리 피리 불며꽃 청산어린 때 그리워피 ― ㄹ 닐니리보리 피리 불며인환의 거리인간사 그리워피 ―…
시 전생에 나는 그대 문 앞에 서 있던 한 그루 나무일지 모른다. 흔들면 우수수 잎새 떨구는 말없는 나무일지 모른다. 다시 태어나도 그대 창가 맴도…
시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걷고플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
시 대추 물 들이는 햇볕에눈 맞추어두었던 눈썹.고향 떠나올 때가슴에 끄리고 왔던 눈썹.열두 자루 匕首 밑에숨기어져살던 눈썹.匕首들 다 녹슬어시궁창에…
시 13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適當하오.) 第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第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第4의…
시 이제 바라보노라.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온 겨울을 떠돌고 와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눈 내리는 풍경세상…
시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靈魂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