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깃(旗)발! 너는 힘이었다. 일체(一切)를 밀고 앞장을 섰다.오직 승리의 믿음에 항시 넌 높이만 날렸다.이 날도 너 싸우는 자랑 앞에 지구(地球…
시 바람이 분다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 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고 보고 아아, 임이여 잡은 손을 차…
시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잎들이 지고 있읍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시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릎뜬 흰자위로 애원하며.내 꿈…
시 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 한 마디 말이 한 그릇 밥이 될 때 마음의 쌀 씻는 소리가 세상을 씻는다 글자들의 숨 쉬는 소리가 피 속을…
시 시월 난초에 꽃대 오를 때푸른 하늘은 큰 물방울눈물난다물속에 우주 살 있음생각하니 눈물난다가신 이 올 아이들내 몸 물속에 살아틈틈이 꽃 내 몸 …
시 또 이렇게 당신 없는 하루를 살았네요 이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고 함께 있지 않아도 함께하는 느낌이네요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늘 존경하는 …
시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
시 지리산은 지리산으로 천 년을 지리산이듯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섬진강은또 천 년을 가도 섬진강이듯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그러나 또…
시 이제 바라보노라.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온 겨울을 떠돌고 와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눈 내리는 풍경세상…
시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
시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시 너였구나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슬픔, 너였구나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날이 저물…
시 포도(鋪道)로 내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으기 무거웁다. 이마에 촉(觸)하는 쌍그란 계절의 입술 거리에 등불이 함폭! 눈물겹구나. 제비도 가고 장…
시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관이 향기로운 너는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잃었던 전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