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보내는 심양강 나루는 이미 어두운데단풍잎 갈대꽃에 가을 바람이 쓸쓸하구나말에서 내려 배에 올라 술잔 드나 음악이 없어라취해도 흥이 없어 쓸쓸히 …
시 이젠 말을 버릴까 싶네몇 백년 늙어버린말과 울음에게가서 쉬어라가서 쉬어라고거대한 하늘 물뿌리개봄비 적시는 이날에작별하고 싶네겨우내 노래하던 새묘…
시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
시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愛憐에 물들지 않고 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億年 비정의 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
시 좋아라꽃은 자꾸만 피려 피려하고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지바람은 멱살 잡고한사코 길목을 막아서는삼월에는 좋아라젊은 봉오리들 발돋움 서성이며첫나들이 …
시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밝은 등불이 되라
시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가없는 하늘 그림같이 고요한데 물결은 쉴 새 없이 남실거립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소리치며 뜀뛰며 아…
시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
시 지리산은 지리산으로 천 년을 지리산이듯도련님은 그렇게 하늘 높은 지리산입니다섬진강은또 천 년을 가도 섬진강이듯나는 땅 낮은 섬진강입니다그러나 또…
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
시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
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그립고 아쉬움…
시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