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장미밭이다.붉은 꽃잎 바로 옆에푸른 잎이 우거져가시도 햇살 받고서슬이 푸르렀다.벌거숭이 그대로춤을 추리라눈물에 씻기운발을 뻗고서붉은 해가 지도록…
시 눈을 감으면 어린 때 선생(先生)님이 걸어오신다. 회초리를 드시고 선생(先生)님은 낙타(駱駝)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駱…
시 조국(祖國)을 언제 떠났노,파초(芭蕉)의 꿈은 가련하다.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소낙비…
시 바람이 분다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 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고 보고 아아, 임이여 잡은 손을 차…
시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
시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
시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
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대신하던 흰 종이들아 …
시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네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시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
시 세노야 세노야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세노야 세노야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세노야 세노야기쁜 일이면…
시 구절초 꽃의 보랏빛 향기 속에 몸을 담그고 있던 잠자리가 대추나무 가지로 옮겨 앉습니다. 가느다란 다리로 나뭇가지를 잡으며 대추나무에게 무슨 말…
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 했으리라.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
시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山)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시 장미 꽃처럼 곱게 피어 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쪼개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